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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불황 모르는 중국 화장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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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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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생활수준 높아지며 아름다움 큰 관심

10년새 5배 성장 세계 2위 소비국으로

한류 열풍 힘입어 한국산 제품 인기

외국서 구입 줄이려 당국 면세점 증설


중국의 대표 술 ‘마오타이’ 매출 급감. 호화 호텔들의 자발적 등급 강등….

이제는 익숙해진 시진핑 중국 정권의 반부패, 사치 척결 운동 풍경이다. 이런 한파 속에서도 무풍지대가 있다. 화장품 시장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누리집에서 “중국 인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화장품 소비 시장도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 중국의 화장품 소비액은 1800여억위안(33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중국은 세계 화장품 소비 시장의 8.8%를 차지해 미국에 이어 세계 2대 화장품 소비국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2001년부터 10년 사이 화장품 시장은 5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연평균 성장률이 15%를 넘었다”며 “2015년에서 2020년까지 화장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10%가량의 성장률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성장 덕에 중국인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아름다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게 화장품 시장 호황의 이유다. 중국 시장컨설팅업체 위보(宇博)인포는 “신형 도시화 계획으로 인한 내수시장 확대,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화장품에 대한 남성의 관심 증대, 다자녀 정책 확대로 인한 유아 화장품에 관한 수요 증가 등이 화장품 시장 활황을 선도하는 요인이다. 중국의 화장품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고 분석했다.

중국인들의 화장품 소비가 늘어나면서 거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들도 잇따라 매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은 12일 프랑스의 화장품 유통업체인 세포라와 합작해 중국 최대 온라인 화장품 매장을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징둥닷컴 쪽은 “지방시, 겐조, 크리스티앙디오르 등 70여개 화장품 브랜드의 1200여개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포라도 중국 시장 판매 확대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세포라 쪽은 “중국 전역에 3200여개의 택배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징둥과의 제휴가 판매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궈타이쥔안증권의 애널리스트인 리키 라이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징둥의 온라인 화장품 매장 확대가 기존 알리바바의 타오바오나 쥐메이 등 온라인 업체들 사이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는 25만개가 넘는 화장품 코너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일 상품거래 건수만 300만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매장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이미 오프라인 매장 매출을 앞질렀다. 2008년 60억위안가량이던 중국의 온라인 화장품 시장은 2013년 760억위안을 기록해 5년 동안 12배 이상 성장했다. 중국화장품협회는 “2013년 인터넷을 통한 화장품 판매 비중이 35%로 대형마트(24%)나 백화점(17%)을 크게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인터넷 상거래 전문가인 리청둥은 <국제재선>(CRI 온라인)에 “화장품 수요가 폭증하고 다양한 제품에 대한 요구도 늘고 있다. 고가품 위주인 오프라인 매장보다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구비한 온라인 매장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온라인 상거래 업체의 공격적 마케팅은 홍콩 화장품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이트 중국지사의 데이비드 렁은 “그동안 중국 관광객들을 주고객으로 삼아온 홍콩의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시장에 분명히 타격을 줄 것”이라며 “이들 업체들도 잇따라 온라인 매장을 개설해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화장품 소비 확대는 한국에도 기회다. 한국산 화장품은 중국내 한류 열풍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중국의 국가별 화장품 수입액 순위에서 프랑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1분기에 중국에 수입된 한국산 화장품은 1억3121만달러어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37%나 급증한 것이다. 상하이의 한 화장품 유통업자는 “중국 고위층, 부유층들이 한국 화장품을 사용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각종 온라인 매장에서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며 “고가 제품은 중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꾸준히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 한국의 화장품을 주문생산했던 중국 업체들이 자체 제품을 내놓으면서 중저가 품목에선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도 국내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말 화장품이나 의류 등의 일부 생활소비재 품목에 대한 관세를 6월말까지 인하하고 이들 품목을 파는 면세점을 증설하기로 했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 관광객들이 화장품 등 해외 사치품을 사는 데 쓰는 돈을 국내로 돌려 내수 진작을 꾀하려는 조처”라고 풀이했다.

글·사진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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