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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탐사플러스] '표' 안 나는 GMO 수입대국…한국인 밥상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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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가 GMO, 다시 말해 식용 유전자 변형식품 수입 세계 1위라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GMO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안전성 문제는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인데, 우리 식탁에는 우리도 모르게 유전자 변형식품들이 가득하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마 오늘(28일) 드신 저녁 밥상도 대부분 예외가 아닐 것 같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박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부 주양숙 씨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메뉴는 가족들이 좋아하는 두부 부침입니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옥수수 식용유를 두릅니다.

가정에서 거의 매끼 요리에 사용하고 있는 식용유. GMO 옥수수로 만든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식품입니다.

하지만 제품 어디에도 GMO 표시는 없습니다.

옥수수뿐 아니라 콩을 주원료로 만든 식용유, 간장과 설탕 대신 사용하는 액상과당도 GMO 원료가 들어가는 대표적인 식품입니다.

식품회사들은 일반 콩이나 옥수수 대비 20%가량 가격이 저렴한 유전자변형 식품을 주원료로 사용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다양한 형태로 GMO 식품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요리를 하는 주부들은 이런 식품들이 GMO 원료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주양숙/서울 화곡동 : GMO요? 잘 모르는데요. 처음 듣는 말이에요. 저희 주부들은 상표나 날짜 보고 고르는 경우가 많죠.]

생물의 유전자를 변형시키거나 재조합해 병충해나 추위 등에 강한 특성을 갖게 만들어진 GMO. 이런 GMO가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입니다.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만든 농산물이다 보니 안정성 논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3월부터 콩과 옥수수, 콩나물, 감자 등에 대한 유전자변형 농산물 표시제를 시행 중입니다.

그런데 왜 GMO 옥수수나 콩으로 만든 식용유 등에는 표시가 없는 걸까?

GMO 재료를 이용해 식품을 만들 때 다른 여러 종류의 혼합물과 섞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첨가된 GMO 재료의 함량이 5순위 내에 들지 않으면 별도의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훈기 교수/서울대 기초교육원: 무엇이 들어갔는지 알고 싶다는 건 소비자의 기본 권리고요. 우리가 사 먹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알아야 한다.]

반면 유럽연합과 중국은 모든 GMO 식품에 대한 표시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올 1월부터 자국 내에서 GMO 재배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또 연구용을 제외한 GMO 제품의 수입도 제한했습니다.

안전성 논란이 있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판단을 맡기고 선택권을 주자는 취지입니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수입한 식용, 농업용 GMO는 888만톤, 금액으로 따지면 3조원에 달합니다.

규모에 걸맞게 국내에서도 GMO 표시를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행 표시제도가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반면 식품업체들은 GMO표시 확대에 난색을 표합니다.

표시제가 확대된다면 수입식품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김정년 부장/한국식품산업협회 : GMO 표시제가 확대되면 식품기업들은 수입식품에 대해서 역차별을 받을 수 있고요. 그 이외에 원료에 대한 수급의 문제도 있을 수 있고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에 건의를 드리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업무보고에 GMO표시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올해 안에 시행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식약처 관계자 : 연초에는 확대하는 걸로 잡았지만, 일정상 국회일정도 그렇고 내부적인 일정도 그렇고.]

GMO 식품 주요 수입국인데도 관련 정책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은진 교수/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 정부나 식약처 같은 경우는 철저하게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초점을 맞춰서 그것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조금은 보류를 하고 좀 더 안전한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박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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