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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박 대통령 '특별 사면' 발언…'맘졸이는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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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 희망 했던 SK·CJ·태광그룹 '어쩌나'

[CBS노컷뉴스 조백근 대기자]

노컷뉴스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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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성완종 게이트'와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열면서 '사면'문제를 들고 나왔다.

박 대통령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 두 차례 특별사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얘기하면서 "경제인 특별사면은 납득할만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그래도…' 라면서 일말의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사실상 현 정부에서의 기업인 사면은 물 건너갔다고 보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총수의 특별사면을 기대해 온 SK · CJ · 태광그룹 등은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격'이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3년 1월 횡령 혐의로 기소된 뒤 지난해 2월 징역 4년형이 확정돼 2년 3개월째 복역 중이며 아직도 1년 반 넘는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 동생인 최 부회장도 징역 3년 6월이 확정돼 복역 중이며 형기의 3분의 1 이상을 마쳤다.

SK 그룹은 재벌 총수로 역대 최장기 복역중이며 가석방 요건을 충족한 만큼, 내심 '광복절'특사를 기대해 왔다.

아직 형이 확정돼지 않아 특별사면을 운운할 자격조차 되지 않는 이재현 CJ 그룹 회장도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형량을 상고심을 통해 최대한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장은 만성 신부전증에 따른 고혈압·저칼륨증·단백뇨 등의 합병증을 앓아 여러차례 형집행정지를 받은 바 있어 당장 건강한 상태에서 수감생활을 하는 최 회장과 비교해 보더라도 최악의 상황이라며 재계는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올 7월 21일까지 구속집행정지 허락을 받고 병세가 호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으로 형 확정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면과 무관하다"며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된 이선애(87) 전 태광그룹 상무의 형집행정지기간은 지난 6일 6개월 다시 연장됐다.

아들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역시 지난 2012년,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 돼 징역 4년 6개월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간암 판정을 받고 병보석으로 풀려나 치료를 받고 있다

이밖에도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구속된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은 징역 4년형을 받고 800일 넘게 수감 중이다.

앞서 정계에서 사면 문제를 거론해 왔다.

최 회장의 경우 연초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사법적인 절차와 판단이 다 끝나고 진행 중인 처벌도 상당기간 지났다는 점을 고려해 나머지 잔여 처벌은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대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며 처음으로 사면을 간곡하게 요청했다.

또다른 경제단체인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의 김영배 상임부회장도 "최 회장, 이 회장에 대한 법의 엄격한 심판 못지않게 가석방이나 사면, 행정제재처분 해제 등을 통해 과거 잘못을 거울 삼아 경영에 매진하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 속죄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여권 수뇌부등은 기업인 사면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며 '불가' 입장을 피력했는데 이번에 대통령이 사실상 대못을 쳐버린 양상이 됐다.

대통령까지 나서 성 전 회장 사면의 부당성을 제기함으로써 이제 정국은 여야간 첨예한 대치속의 ‘사면 정국’으로 급속히 빠져들면서 기업인 사면도 가시권에서 더욱 멀어질 전망이다.
cbsjb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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