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내려고…자전거 들고 전당포 찾은 젊은이

<앵커>

여러분, 요즘 혹시 전당포 보셨습니까? 예전에는 많았었죠. 급전 필요한 중장년 서민들이 주로 찾던 곳인데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해지다 보니까 요즘에는 2~30대들이 그렇게 전당포를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맡기는 물건도 좀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귀금속과 시계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 노트북 PC, 그리고 자전거처럼 젊은 층이 쓰는 물건이 부쩍 많아졌다고 합니다.

생생리포트, 엄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쇠창살과 골방, 침침한 사무실, 이런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전당포는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밝은 조명과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춘 전당포들이 서울 강남과 대학가 주변에 등장했습니다.

젊은 층을 겨냥해 전당포라는 말 대신 영어로 된 점포명을 쓰고 출장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PC, 자전거와 악기까지 2~30대 젊은 층이 많이 찾으면서 돈을 빌려주며 맡아두는 물건도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이렇게 직접 타던 자전거까지 맡긴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물건들에는 맡긴 사람들의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한 취업준비생은 월세를 내려고 자전거를 맡겼고, 학자금 대출 이자를 내기 위해 아끼던 시계를 갖고 온 대학생도 있습니다.

[대학생 : 시계가 있는데, 가격이 좀 나가는 거라서, 급하게 자금이 필요해서 찾아오게 됐습니다.]

신용카드로 쓴 돈을 감당하지 못한 2~30대의 발길도 이어집니다.

[카드 값이 조금 모자라서요. (필요한 금액이 어느 정도 되시죠?) 150만 원 정도요.]

젊은 층이 전당포를 찾는 이유는 신용조회를 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기 때문입니다.

[대학생 : 은행처럼 신용조회 없이 바로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전당포를 이용하게 됐습니다.]

전당포를 이용하면 월 2.9%의 법정 최고이자를 물어야 합니다.

불황과 취업난 속에 급전을 빌려야 하는 사정도 안쓰럽지만, 자칫 이자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김지웅, VJ : 유경하)

[엄민재 기자 happymj@sbs.co.kr]

☞ [SBS기자들의 생생한 취재현장 뒷이야기 '취재파일']

☞ SBS뉴스 공식 SNS [SBS 8News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저작권자 SBS&SBS콘텐츠허브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