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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무르시 파란만장 인생역정…군부에 쫓겨나 실형선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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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무르시 이집트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8일 카이로의 경찰학교 법정 피고인 감금소에 앉아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전 대통령이 군부에 축출된 지 2년만에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2011년 시민혁명 전까지 이집트 최대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 간부로서 왕성한 정치 활동을 펼친 무르시는 그다음 해 최고 국가 지도자가 됐지만, 집권 1년만에 실각한 데 이어 21일 실형까지 선고받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그는 2013년 7월 군부에 축출되기 전 무슬림형제단에서 서서히 입지를 굳힌 끝에 '권력의 핵심'을 차지한 보수 성향의 이슬람주의자다.

1975년 카이로대 공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무슬림형제단에 사상적으로 매력을 느껴 1979년 정식 회원으로 가입했다.

무슬림형제단 정치국 위원으로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다 1995년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2005년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한 개혁주의 판사들을 지지한 혐의로 그다음 해 구속돼 7개월간 복역했다.

'아랍의 봄' 여파로 이집트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한창이던 2011년 1월 무슬림형제단 간부들과 함께 또다시 체포돼 교도소로 보내졌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 확산으로 정국 혼란이 지속할 때 교도소를 빠져나온 뒤 무슬림형제단 대변인을 거쳐 2011년 4월 이 조직이 창당한 자유정의당 대표를 맡았다.

이어 무르시는 무슬림형제단이 애초 대선 후보로 내세운 이가 테러 지원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로 후보 자격이 박탈되자 대체 후보로 나설 기회를 얻었다.

무르시는 뒤늦게 대권 도전에 나서 이집트 최대 조직 후원 아래 서민층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 급기야 대통령에 당선됐다.

유세 과정에서 '이슬람이 해결책(Islam is the Solution)'이란 선거 구호를 채택해 이슬람주의자 이미지가 굳어졌다. 보수적 종교 이미지로 '종교·여성 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무르시는 집권 기간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이른바 '파라오 헌법' 개정 등으로 대규모 시위를 촉발시켰다. 무르시와 긴장 관계를 유지해 온 이집트 군부는 반정부 시위를 등에 업고 2013년 7월 무르시를 전격 축출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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