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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조개구이 내던지고 갔더니…운명처럼 혈액형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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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재홍의 뉴스쇼]

노컷뉴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민건 (서강대 기계공학과 학생)

저녁 10시가 넘은 늦은 밤, 한 대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형을 살려달라’는 다급한 글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가족을 둔 이 학교 학생이 올린 SOS 였는데요. 환자가 급하게 백혈구 수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시각, 인천 바닷가에 조개구이를 먹던 같은 학교 학생들이 이 글을 봤고요. 이들은 바닷바람을 가르고 병원으로 달려가서 생명을 구했습니다. 최근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따뜻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화제의 인터뷰, 화제의 주인공인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 김민건 학생을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민건>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조개구이 먹다가 헌혈하러 달려간 주인공들이시죠?

◆ 김민건> (웃음) 네, 맞습니다.

◇ 박재홍> 목소리도 선하시네요. 일단 청취자들에게 인사 좀 해주세요.

◆ 김민건> 안녕하세요. 저는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민건이라고 하고요. 현재 학교에서 총학생회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서강대 총학생회장이시네요. 그날로 한번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게 지난 4월 2일, 목요일 밤에 있었던 일이죠?

◆ 김민건> 예.

◇ 박재홍> 그때 조개구이를 드시고 있었다고요. 정확하게 어디에 계셨어요?

◆ 김민건> 인천 소래포구에서 총학생회 집행부 친구들과 뒤풀이를 간단하게 하고 있었어요. 밤에 한 10시가 넘어서 급박한 SNS 글들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그 글을 확인하고 나서 우리가 가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 박재홍> 그랬군요.

◆ 김민건> 그리고 저희가 업무를 늦게까지 하다 보니까 다행히 음주를 했던 상황이 아니었고요. 밤에 찾아가도 괜찮을까 싶어서 아버님께 자정인 12시쯤 전화를 드렸어요. 서울로 넘어가면서요. 그랬더니 아버님께서 전화를 받으셨는데 급하시다고, 새벽이라도 좋으니까 제발 좀 와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인천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바로 서울대병원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새벽에 병원을 찾아가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글 내용을 보면 생명이 굉장히 위독한 상황이었나봐요.

◆ 김민건> 사실 저희가 정확하게 그 당시 상황을 알지는 못하는데요. 다만 아버님께서 정말 당장 수혈이 필요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찾아가게 됐죠.

◇ 박재홍> 그래요. 그래서 밤 12시에 가자고 해서 인천 소래포구에서 서울대병원까지 출발을 하신 겁니다. 그런데 수혈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혈액형이 맞아야 되잖아요. 그런데 운명처럼 혈액형이 맞았네요?

◆ 김민건> 저희가 당시 8명이 있었거든요. 급하게 다 혈액형을 확인해봤더니 저를 포함해서 마침 2명이 맞더라고요.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운명처럼 이게 맞아서 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분은 개인적으로 아시는 분이었어요?

◆ 김민건> 아니요.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고요. 그냥 그분의 친동생이 저희 학교 재학생이셔서 저희가 확인하고 찾아가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래도 이게 서울도 아니고 인천에 계셨고요. 또 회식 중이었기 때문에 그냥 남의 일처럼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요. 어떻게 하다가 올라가야 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셨어요?

◆ 김민건> 아무래도 저희가 학생회 친구들이다 보니까 그런 글들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학우들의 소리인 거잖아요. 학우들의 요청인 거고요. 그래서 약간의 의무감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또 그런 것에 관계없이 어차피 그 다음날이 휴일이었기 때문에 이왕 기분 좋게 나온 거 좋은 일도 한 번 하러 가자고 해서 제가 가자고 했고요. 그렇게 해서 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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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김민건 씨 (본인 제공)


◇ 박재홍> 놀라운 건 이날 회장님 말고도 또 다른 재학생들도 왔다면서요?

◆ 김민건> 네. 이게 헌혈 조건이 까다롭다 보니까 실제 헌혈하시는 분들은 5분 정도였는데요. 헌혈을 하고 싶어서 검사 받은 서강대 학우들은 더 많다고 들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김민건> 새벽에 갔을 때도 아버님께서 이날 오후에도 여러 명의 학생들이 왔다 갔다고 말씀하셨던 게 제가 기억납니다.

◇ 박재홍> 그래서 총 선택된 분이?

◆ 김민건> 5명이 헌혈을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총 5명이 선택됐고요. 그중 2명은 인천에서 조개구이를 먹다가 오신 분이고요. 그러면 다른 3분은 뭐하다가 오신 분이에요?

◆ 김민건> 다른 분들의 경우에는 공부하다 오신 분들도 계시고요. 제가 듣기로는 모임 같은 데 계시다가 그걸 보고 급하게 달려오신 분들도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 박재홍> 서강대에 훌륭한 학생들이 많네요. 회장이 훌륭하니까 다 훌륭하신가 봐요.

◆ 김민건> 그건 아니고요. (웃음)

◇ 박재홍> (웃음) 보니까 중간고사 준비하다가 도서관에서 달려오신 분도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지금 환자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고비를 넘긴 건가요?

◆ 김민건> 제가 그러고 나서 며칠 후에 아버님께 직접 문자로 연락을 받았는데요. 다행히도 계속 백혈구 수혈을 받아서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고비를 넘겼다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그래요. 다행입니다. 그야말로 우리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생명을 살린 거네요.

◆ 김민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박재홍> 그 이후에 아버님이라든가 또 환자랑 혹시 대화를 나누셨어요?

◆ 김민건> 사실 환자분은 무균실에 계시다 보니까 대화를 나눌 기회는 없었고요. 아버님, 어머님 두 분 다 뵀었는데요. 정말 감사해 하셔서 저희도 몸둘 바를 몰라 하고 그랬습니다.

◇ 박재홍> 아버님이 학교 홈페이지에 글도 올리셨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이었죠?

◆ 김민건> 아버님이 저한테 대신 올려달라고 부탁을 하신 거였어요. 간단하게 문자로 연락이 오셨고요. 서강대 학생들이 이렇게 자기 일이 아닌 것에 발 벗고 나서줘서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너무 감사하다고, 잊지 않겠다고 꼭 저희 학교 커뮤니티에 올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내용으로 제가 간단한 게시를 해 드렸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인터넷에서 진짜 화제가 됐고, 지금 저희 방송도 출연하시는데요. (웃음) 이 뉴스를 보시고 혹시 우리 회장님이나 학생들한테 다 못 먹고 출발했던 조개구이를 더 사주겠다, 이런 분들은 없었습니까?

◆ 김민건> (웃음) 그런 분들은 없었고요.

◇ 박재홍> 아, 그래요?

◆ 김민건> 그런 분들은 없었는데요. 그런데 예상치 않게 칭찬의 글들을 많이 받았어요. 과분한 칭찬을 너무 많이 받아서요. 저도 이 사건이 이렇게까지 될 줄 몰라서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요. 사실은 그렇습니다.

◇ 박재홍> 다 못 먹은 조개구이 사주겠다는 분이 있어야 될 텐데 안타깝네요.

◆ 김민건> (웃음)

◇ 박재홍> 그리고 학교 홍보를 정말 잘해주셨기 때문에 총장님이 격려 전화라도 하셔야 될 것 같은데요.

◆ 김민건> 사실은 총장님한테 제가 주말에 칭찬 전화도 사실은 받았습니다. 격려를 해주시더라고요.

◇ 박재홍> 총장님이 전화도 해 주셨어요? 그렇구나. 총장님이 뭐라고 하셨어요?

◆ 김민건> 잘했다고 하시면서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 박재홍> 칭찬만? (웃음)

◆ 김민건> (웃음) 아무래도 제가 학생회를 하고 있다 보니까요. 앞으로 학생회를 많이 도와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조금 가지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제 경험으로는 대개 총학생회장이랑 총장님이랑 사이가 별로 안 좋은 걸로 기억이 나는데요. 우리 회장님과 총장님과는 더 사이가 좋아지고 학내 문제도 잘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 김민건 씨는 혹시 여자친구 있으세요?

◆ 김민건> (웃음) 네, 여자친구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여자친구가 반응을 보였을 것 같은데요. 뭐라고 하던가요?

◆ 김민건> 제가 말씀을 듣고 보니까 여자친구한테만 칭찬을 못 받았네요. 생각을 해보니까요. (웃음)

◇ 박재홍> (웃음) 여자친구는 걱정하는 마음이 컸나보죠.

◆ 김민건> 아무래도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여자친구에게 처음에 겁 아닌 겁을 준 것도 있거든요. ‘야 이거 3시간, 4시간 걸린대.’ 이렇게 오래 걸린다고 그랬더니 걱정하는 것도 있었어요. 사실은 부모님도 그러셨고요.

◇ 박재홍> 그래도 모든 게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고요. 아마 여자친구도 남자친구를 굉장히 자랑스러워할 겁니다. 따뜻한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민건>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의 김민건 학생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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