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7 (화)

[현장르포]성완종 사태 이후 요동치는 재보선 관악을 민심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4·29 재보궐선거 판세가 요동을 치고 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어떤 방식으로든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지면서 선거전이 복잡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특히 서울 관악을의 경우 야당 후보의 난립으로 여당 후보가 초반에 유리한 형국이었지만 현재 판도는 안갯속에 빠진 형국이다.

여야 공수도 바뀌었다. 야당은 성완종 사태를 계기로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여당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반면 여당은 당초 제기했던 정당 해산 책임론은 접고 지역일꾼론을 강조하면서 야당 공세를 방어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지난 17일 아침 신림역엔 여야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이 총출동해 출근하는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여야 지지층 외에 부동층에게는 성완종 사태가 표심을 결정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림역 인근에서 토스트를 판매하는 한모씨는 재보선에서 성완종 사태의 영향과 관련 "진실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우선 지켜보고 있다"면서 "여야를 구분 짓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정부와 여당 심판론도 점차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선거 유세에서 경제정당을 앞세우고 있지만 부패정권 심판 주장도 빼놓지 않고 강조하고 있다.

도림천변으로 아침 운동을 나온 유권자 고상권씨(64)는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비리 사건이 터지는지 모르겠다"면서 "새누리당 출신인 현 정권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연루됐는데 부정부패한 정당 후보를 찍어주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일각에선 성완종 사태가 부동층 표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야권 후보가 나뉘면서 표 분산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관악을 지역 곳곳을 돌며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의 지지유세를 펼쳤다.

다만 최근 여론이 일방적인 주장에만 의존해 형성되고 있다며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신대방역 부근에서 만난 남성 유권자 이모씨(60)는 "죽은 자를 위한 굿판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한쪽 주장만 일방적으로 믿고 의혹을 부풀려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번 선거의 관건은 결국 투표율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판세가 초반 여당 우세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야당 측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후보 난립에 따른 득표의 한계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와 무소속 정동영 후보가 선거 완주를 공언하고 있어 야당 지지표가 분산되는 탓이다. 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신원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야당 지지자 박상제씨(48)는 "야당의 두 후보가 선거에 나와서 표를 많이 나눠먹었다"면서 "이대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성완종 사태로 인해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에서 더욱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래된 정치권의 부정부패 관습이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정치혐오로 인하 투표율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신림중앙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정치인들은 다 똑같다. 여야를 크게 구분 짓지 않는다"면서 "유세 때문에 아침, 저녁으로 시끄러워졌지만 선거 이야기보단 생활에 불편만 초래한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야의 지역일꾼론과 심판론 가운데 무엇이 유권자 표심 공략 성과와 선거 막판 야권 후보단일화 여부가 이번 재보선 최대 격전지의 선거 관악을의 승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