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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마크 파버, "그리스 이미 파산했다"…힘받는 '디폴트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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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 '닥터 둠(Dr. Doom)' 마크 파버는 그리스가 현재 파산 상태나 마찬가지이며 조만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버는 17일(미국시간) 미국경제전문채널CNBC와 회견에서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그리스는 파산했으며 우리는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집행위원단 등 국제 채권단 ‘트로이카’는 그리스의 경제 구조 개혁안에 대한 검토를 마찬 이후 구제금융 분할금 72억유로의 지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제 채권단은 2010년 5월부터 경제 구조 개혁을 대가로 그리스에 총 24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약속했으며 72억유로는 마지막 분할금에 해당한다.

파버는 그러나 그리스 경제는 이미 구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가 앞으로 10년 간 10%의 성장률을 이어가더라도 채무 상환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구제금융 지원안에 대한 합의가 불발되면 그리스는 디폴트는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그리스의 디폴트는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이탈을 뜻하는 이른바 '그렉시트'를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파버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 새 통화를 사용한다는 지정학적 시나리오가 유럽의 기호에 맞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지정학적 체스판’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 은행들이 그리스에 빌려준 대출과 사들인 국채 때문에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부채를 상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리스를 침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리스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파버는 "유럽,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미국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 등이 그리스와 가까운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그리스 문제가) 경제 이슈라기 보다는 정치 이슈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그리스의 위기가 유럽과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을 증대시킬 것이라며 그리스가 개혁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촉구했다. 루 장관은 미국 워싱턴에서 유로존 재무장관들과 만난 후 "지난 2012년 그리스 재정위기 이후 상황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시장이 그리스 디폴트에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 사태가 재앙에 다가서고 있다며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리스가 국제 채권단의 요구대로 강도 높은 연금‧노동시장 개혁을 실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게 문제로 지목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S&P는 최근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한 단계 강등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S&P는 다음달 중순까지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 합의가 없으면 디폴트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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