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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경제 안 좋다는데 ‘경기회복 빨라졌다’는 靑…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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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靑수석, 4월 경제동향 브리핑서 ‘경기회복 가속’ 강조

환란이후 최저물가 등 설명 없이 ‘알리고 싶은 통계만’

‘문 대표, 3자회동 당시 박 정부 경제실패 지적에 반작용’ 주장도

뉴스1

안종범 경제수석. © News1 송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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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우리 경제의 경기침체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경기회복이 빨라지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1일 오전 춘추관에서 '4월 경제정책 브리핑'을 통해 산업 활동, 고용, 부동산, 주식시장 등 실물경제가 되살아나고 있고 수출은 3개월째 감소했음에도 세계 7위에서 6위로 상승하며 선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수석은 "부동산시장은 어느 정도 분명히 현저한 회복세가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활성화가 건설시장, 실물경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자산시장 활력이 실물부문으로 확산되면서 경기회복세가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2006년 이후 최고 호황기를 누리고 있으며, 코스닥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코스피도 2000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0.35% 오르는 데 그쳐, 4개월 연속 0%대 물가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 1997년 7월 이후 15년8개월 만에 최저치다.

게다가 올해 초 담뱃값 인상 요인을 제외하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23%로 사실상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청와대의 언급은 없었다.

또한 이날 경기부진 여파로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는 대기업(상호출자제한및채무보증제한기업)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61개 대기업집단을 지정했는데 이들의 매출액은 1505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0조5000억원 감소했다.

수출 또한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4.2% 감소한 470억 달러로 세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 수출마저 적신호가 켜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지난달 체감실업률이 지표작성 이후 최대치인 12.5%를 기록하고, 청년실업률 역시 11.1%로 나타나 1997년 IMF 환란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는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1일 디플레 우려에 대한 입장이나 대응책을 언급하지 않은 채 '경제회복 가속화와 관련된 통계만' 언급하며 "경제회복이 빨라지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우선 이를 놓고 우리 경제 상황이 그만큼 모순된 구조를 갖고 있다는 분석이 청와대 안팎에서 나온다.

우리 경제가 현재 Δ경기는 살아나는데 물가는 바닥, Δ고용은 증가하는 데 실업률은 최고, Δ무역흑자는 최고인데 수출은 4개월째 감소 등 모순된 구조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청와대가 이 같은 모순 구조에 대한 설명이나 대책 없이 낙관적 지표만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안 수석이 내세운 주택경기활성화는 저금리에 전셋값이 폭등하자 세입자들이 부득이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소득 증대에 따른 실물경기 회복으로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코스닥 지수 상승도 주로 외국인투자 유입에 따른 것으로 우리 경제의 투자 유인보다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금융완화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자산시장 호황이 한국은행의 전례없는 '돈풀기'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기업에 빌려준 대출금이 15조3671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66.5% 급증한 것으로 1일 조사됐다. 이 또한 IMF 환란 이후 최고 수준으로 '발권력 남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알릴 건 알리고 피할 건 피하는 식'의 발표는 정치권 안팎에서 "뭔가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여·야·청 3자 영수회담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우리 경제가 총체적 위기'라고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의 경제실패를 공격한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문 대표의 지적에 안 수석은 이틀 연속 브리핑을 갖고 "지속적인 경제활성화 노력으로 우리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근거 없는 위기론은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활성화에 역행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당시에도 안 수석은 주택거래량, 코스닥 지수 등을 언급하며 자산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으며, 2년 연속 경제성장률이 상승하고, 고용자수도 지난해 12년 만에 최고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년실업률이 IMF 환란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지적에 "2월 실업률은 계절적 영향으로 정확성이 떨어진다. 고용지표를 봐야한다"고 해명했다.

당시 청와대 주변에선 2월 실업률이 계절변동치를 적용했고, 무엇보다 연간비교인데다 IMF 환란이후 최고로 긴장감을 가져야 함에도 이 같은 해석을 내놓은 사실을 놓고 의아해했었다.

이 같은 청와대의 계속된 '경제회복 가속화' 주장에 일각에서는 4·29 재보선을 의식한 '경제이슈화' 사전차단의 포석이라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

birak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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