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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방산비리' 이규태 장로 기소..교회 세속화 민낯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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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방위사업 비리에 연루돼 구속 기소된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이 자신이 장로로 시무하고 있는 교회 안에 비밀 업무 공간을 마련해 놓은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교회가 세속화 돼 본질을 잃어버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편집자 주>

노컷뉴스

사진은 서울 삼선동 일광그룹 현관. 이규태 회장이 오늘(31일) 사기혐의로 기소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정적에 휩싸여ㅛ있다.



검찰이 지난 25일 방위사업 비리에 연루된 이규태 일광그룹 회장이 장로로 시무하는 서울 삼선동의 한 교회를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교회 3층 이규태 회장의 집무실 안쪽으로 또 다른 비밀 업무공간을 찾아냈다.

10 제곱 미터 넓이의 방에는 침대와 금고, 샤워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교회 안팎을 살펴 볼 수 있는 CCTV 모니터 9대가 설치돼 있었다. 방 한 켠에는 도주로로 보이는 별도의 쪽문이 있었다.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은 이 방을 자금 세탁 창구로 활용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또, 이 회장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나오면 이 비밀공간 등에 관련 자료를 숨기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교회는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을까?

이 교회 담임목사는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뒤 교회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ㅂ'교회 조OO 목사는 "지금 이야기 드릴 수가 없다"며, "나중에 한번 정리가 된 다음에 말씀을 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일 개 교회 장로가 교회 안에 집무실을 별도로 둔 다는 점, 지난 2004년 불곰사업 진행과정에서 중개수수료 70여 억원을 교회에 기부한 뒤 다시 변제받는 수법으로 돈을 세탁 전력이 있다는 점 등을 볼 때 교회 태도가 석연찮아 보인다.

또, 담임 목사의 동생 조모씨가 일광그룹 계열사의 임원으로 있으면서 이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교회가 직, 간접적으로 연계됐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장주의에 매몰돼 세속화 되고 있는 한국교회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헌금을 많이 내고 성공하면 좋은 교인이라고 잘못 가르친 한국교회의 치부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는 “교회 키우고 돈 많이 생기고 그러면 그게 축복이고

그게 교회 마치 목적인 것처럼 가르쳐 놓아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앞으로 이런 일은 계속 벌어질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잘못된 가르침이 하나씩 둘씩 곪아 터져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규태 회장의 개인 비리를 떠나 교회가 비자금 조성에 이용되면서 한국교회의 이미지도 동반 추락하고 있다.

jys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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