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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박범훈 前총장 둘째딸은 30살에 국악과 교수…"파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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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 "30대 교수는 공대에나 있는 일"]

머니투데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가 중앙대재단 사무실과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2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본관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상자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박 전 총장은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냈다. 검찰은 박 전 총장이 청와대에서 재직할 때 중앙대에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3.27/뉴스1


박범훈(67) 전 중앙대 총장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 박 전 총장 딸들의 행적이 주목받고 있다. 장녀가 지난해 33세에 중앙대 교수로 채용됐고, 이에 앞서 차녀 역시 30세에 용인대 국악과 교수로 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악계 인사들은 "30세에 교수 자리를 얻는 것은 굉장히 파격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31일 용인대에 따르면 박 전 총장의 둘째 딸인 박 모(32) 교수는 2013년 3월 이 학교 국악과 조교수로 채용됐다. 박 교수는 중앙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중국 국립중앙음악학원으로 유학,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얼후(중국 근대 현악기) 석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용인대 홈페이지에 등재된 국악과 교수 4명 중 중앙대 출신은 박 교수 한 명이다. 나머지 교수 셋은 서울대를 졸업했다.

다수의 국악계 관계자의 전언을 종합하면 30대에 국악과 교수로 임용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

한 국내 국악과 교수는 "발표 논문, 연구 성과로 실적이 명료하게 판단되는 공대에서는 30대 교수가 나오기도 한다고 들었지만 국악과에선 거의 없는 일"라며 "다수의 강사 이력, 연주회 경력을 쌓은 후 40대 쯤 교수가 되는 게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내대학 국악과 교수는 "두 딸의 채용과 관련해 박 전 총장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뜬소문이 돌았다"면서도 "교수 채용 기준이 다소 주관적이라 (개입)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악계 관계자는 "중앙대 출신의 국악계 인사라면 박 전 총장의 영향력 하에 있을 수밖에 없다"며 "박 전 총장은 중앙대뿐 아니라 본인이 초대 단장을 역임한 국립국악관현악단 등의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전 총장의 첫째 딸 역시 지난해 33세의 나이로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조교수로 부임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 박 전 총장이 장녀 등의 교수 채용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용인대 관계자는 "정악 전공인 다른 교수와 달리 박 교수는 퓨전국악에 특기가 있어 다양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채용 절차상의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 모 용인대 교수와는 이날 오전부터 연구실과 개인 핸드폰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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