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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디플레 주시" … 금리 추가 인하 저우샤오촨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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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총생산 작년비 6.28%만 늘고

물가 상승률 대비 실질금리 높아

블룸버그 “빠르게 움직일 가능성”

“중국 인민은행(PBOC)이 추가 완화를 준비 중인 것 같다.”

중국 민생증권 수석 경제분석가인 관칭요우가 30일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PBOC) 행장의 발언 하루 뒤다. 관칭요우 는 “현재 경제 상황을 감안해 인민은행이 빨리 대응하는 게 바람직함을 (저우샤오촨이) 인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우샤오촨의 29일 발언이 그 만큼 의미심장했다는 의미다.

저우샤오촨은 이날 보아오포럼에서 “경제 성장률이 적잖이 떨어졌다”며 “(제로 금리가 아니어서)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는 “우리(PBOC)는 (미국이나 일본처럼) 비정통 통화정책을 쓰고 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양적 완화(QE)까지는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경제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중국 실물 경제 상황은 여전히 불안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2월 중국의 총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6.28% 밖에 늘지 않았다. 이는 비공식 월간 추정이다. 정확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경제활동 흐름을 어느 정도 가늠하기엔 도움이 된다.

요즘 PBOC의 기준금리(1년만기 대출금리)는 5.35%다. 지난달 28일 0.25% 포인트를 내린 결과다. PBOC는 지난해 11월에도 기준금리를 내렸다. 석달 정도 사이를 두고 기준금리를 내렸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여전히 실질 금리가 높다”며 “PBOC는 사실상 제로금리인 미국·유로존·일본과는 달리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우샤오촨은 중국의 물가 불안을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며 “이런 저물가 흐름이 계속 될지 또는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PBOC는 21일 “물가 상승률 둔화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단 8일 사이에 PBOC 수장이 물가 문제에 대해 조직의 공식 입장과 다른 의견을 밝힌 셈이다.

그러나 저우샤오촨의 과거 발언을 보면 놀랄 일은 아니다. 그는 2013년 PBOC 공식 입장과는 달리 컨퍼런스 등에서 인플레이션을 경고했다. 그의 경고 이후 PBOC는 그 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런 전례에 비춰 PBOC가 저우샤오촨의 경고대로 물가 상승률 둔화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중국 물가 상황은 심상찮다. 올 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4%(전년동기 대비)였다. 전달 0.8%보다는 높아졌다. 하지만 기업들의 출고가격(생산자 물가) 상승률은 -4.8%까지 곤두박질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0월 이후 5년4개월 사이 최저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공장 출고가가 36개월째 디플레이션이면 소비자 물가가 억제 목표인 3% 수준에 이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전문가들은 저우샤오촨이 성장률과 디플레이션 우려를 동시에 언급했다는 주목하고 있다”며 “PBOC가 더 빠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2.59% 뛰어 3786.57로 거래를 마쳤다. 2008년 3월 이후 7년 최고치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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