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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정부, 北주민 일깨울 은밀한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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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통일' 낸 탈북 작가 림일… 통일정부 수립되는 가상 스토리

"가장 바람직한 통일 시나리오는 북한 주민들이 내부에서 체제의 허구성을 깨닫고 먼저 봉기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북 전단 살포가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방법이다. 지금 탈북자 단체가 띄우는 풍선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풍선 10개 중 1개 정도 북쪽에 떨어지는 창피한 수준이다. 정부가 더 효과적인 전단 살포를 은밀하게 지원해야 한다."

탈북 작가 림일(47)이 올해 10월 한반도 통일 정부 수립을 가상한 소설 '통일'(시대정신)을 냈다. 남북한과 해외 국가 지도자들을 실명으로 등장시켜 한반도 통일을 거침없이 상상한 소설이다. 1997년 탈북한 림일은 지금껏 소설 '황장엽'을 비롯해 집필 활동을 계속해왔고, 국제펜클럽 망명북한센터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조선일보

탈북 작가 림일은“대한민국 정부가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음지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덕훈 기자


림일이 소설로 그려낸 통일 시나리오의 불씨는 평양 외곽에 떨어진 대북 전단이다. 김책 종합대학 학생회장이 우연히 대북 전단을 읽곤 점차 반체제 의식을 키운 끝에 분신 자살을 기도해 북한 민주화 운동의 기폭제가 된다. 결국 북한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중국도 북한 정권을 외면한다. 고립된 김정은이 권총 자살하고 남북한 통일국가 '고려민국' 정부 수립식이 평양에서 열린다는 것. 심지어 '고려민국'이 남북한 주민들의 언어 통일을 위해 한글 맞춤법의 두음 법칙을 폐지하고, 오늘날 북한식 표기를 채택한다는 구상도 나온다. 림일은 "남북한 양쪽을 다 살아본 탈북자가 생각해본 통일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림일은 "탈북자들이 극우 보수보다 더 강경하다고 하지만, 북한을 바꾸는 방법은 전단 살포뿐"이라며 "북한이 전단 살포를 핑계로 한 발 쏜다면, 남한이 김일성 동상에 보복 공격하면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최근 좀 나아졌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정말 코웃음 칠 일"이라며 "여전히 북한에선 식량 배급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300만명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노동당이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던 고지식한 사람들은 다 죽었지만, 생존력이 강한 '승냥이' 기질이 있는 사람은 장사를 하든 도둑질을 하든 살아남았다. 지금 북한에는 그런 면역력이 강한 사람들이 대물림해서 살고 있다."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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