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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안방에 누워 시공간 초월한 여행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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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이 일상을 바꿔 놓는다
경추 신경 통증 환자 게임하면서 재활 치료 중국서
호주 주택 구경해 해외부동산 투자 결정
해외여행 떠나기 전에 가상현실로 간접 체험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호주에서 4000㎞ 떨어진 곳에 사는 부부가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자녀 출산을 함께한 모습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개돼 6만건이 넘는 조회스를 기록했다. 사연의 주인공인 제이슨은 기간제 계약에 따라 집에서 자동차로 무려 45시간 가까이 걸리는 퀸즈랜드에 몇개월간 파견돼 집에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부부는 출산이라는 중요한 순간을 함께할 수 없게 되자, 삼성전자가 진행한 프로젝트에 참가 신청을 했다. 제이슨의 아내는 "임신 30주차가 됐을 때 남편의 근무 편성표가 나왔는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출산을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마침 삼성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남편은 호주 땅 반대편에서 마치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우리 아들이 태어나는 것을 보고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이슨은 출산 당일 퀸즈랜드에서 기어VR을 착용, 병원 분만실에 설치된 여러 카메라를 통해 중계된 출산 장면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가상현실(VR)기술이 생활 곳곳에 적용되고 대중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일상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신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가상현실 기술은 비단 게임이나 공연 같은 엔터테이먼트에 적용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발전해 의학이나 부동산, 포르노그라피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VR이용한 재활치료, 의학계 관심 고조

29일 업계에 따르면 의학계는 가상현실 기술을 사용해 다양한 치료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로 나타났다. 최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경추신경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의 치료에 VR이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호주 퀸즈랜드대 연구진이 경추 신경의 통증을 호소하는 18세~65세 환자들에게 VR고글을 쓰고 가상 비행을 하는 게임을 하도록 한 결과 환자들의 증세가 호전된 것이다.

파일럿이 된 것처럼 비행 중 움직이는 타깃을 따라가는 게임과정을 통해 환자들은 효과적인 목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가상현실은 재활치료에 있어 유용한 도구로 최근 의학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가상현실을 이용한 재활치료는 퓨터 모니터에 나오는 가상현실의 상황에서 환자가 미션을 수행해 재활을 하는형태로 이뤄진다. 현재 가상현실 시스템은 대부분의 대학병원과 재활전문병원에서 할 수 있으며 치료 비용은 1만~3만 원 선이다.

■안방에서 부동산 매물 둘러보기

부동산업계도 가상현실 기술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분야다. 특히 해외부동산 투자나 대형 재개발 모델들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평가다.

호주가상현실협회 스테판 페르나르회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호주의 대표적인 부동산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투자자들이 1~2개의 매물을 건지기 위해 호주까지 와서 100 곳을 둘러봐야 하는 건 시간 낭비일 수 있다"며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하면 집안에서 100곳 이상을 둘러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건물이 완공되기 훨씬 전부터 디자이너의 상상 속 공간을 체험할 수 있어 투자 결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부동산에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하고 나섰다. 최근 삼성물산은 분양 예정인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에서 볼 수 있는 야경을 VR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현장 인근의 야경사진을 촬영, VR로 제작함으로써 고객들이 야경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물산은 직접 래미안 프리미어팰리스의 인근 현장 약 100m 높이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단순히 사진을 한 장씩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지역을 바라보는 것처럼 파노라마 형식의 VR로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비행기 안타고 에펠탑 구경하기

관광산업 역시 가상현실을 활용할 대표적 분야로 꼽히고 있다.

여행사에서는 고객들에게 브로셔대신 가상현실을 이용한 짧은 투어로 여행상품을 홍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신체 장애나 비행공포증으로 해외여행을 즐길 수 없는 이들에게 가상현실을 통한 현실감 있는 간접체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페르나르 회장은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가상현실이 치료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면서 "(가상현실이) 다른 나라의 문화와 생활에 대한 이해와 공감지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역시 이를 적용한 스마트관광 서비스 산업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올 초 대구시는 "관광지 선택 기회를 제공하고 현실감 있는 홍보를 위해 VR 적용 스마트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IT 기술을 활용해 관광지를 방문하기 전 관광명소를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올 3월부터 콘텐츠 등 서비스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구시는 대표적인 관광지를 선정, 3차원(3D) 가상현실 파노라마 제작 등 콘텐츠 개발, 프로그램 제작을 한 뒤 8월 테스트를 거쳐 9월부터 정상적인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생생한 포르노그라피

신기술을 앞서 받아들이기로 유명한 성인 영화업계 역시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는 VR용 포르노가 상업제작을 개시했다. 사이트에는 1분 남짓한 VR용 포르노 트레일러를 수십편 올려놓고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포르노는 새로운 기술이 나타날 때마다 가장 원초적이고 자극적 콘텐츠인 성인물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지갑을 열게 하고 IT기술 보급을 앞당겨 왔다. 따라서 VR 시장 확대와 보급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분야는 가상현실 기술의 부정적 용도에 대해 우려하는 대표적인 분야기도 하다.

업계관계자는 "가상현실의 미래는 우리가 현재 상상할 수 있는 분야를 뛰어넘어 다양하게 발전할 것"이라면서 "미래먹거리로 글로벌 ICT 기업들이 모두 발빠르게 뛰어들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외에도 가상현실 기술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교육용으로 가상현실 시스템을 사용하는가 하면 작전 시뮬레이션을 위해 군사용으로도 가상현실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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