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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fnart와 함께 하는 그림산책] 얼굴과 몸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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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노벨로 피노티 '내버려두세요'


매끈한 다리를 드러낸 여인이 턱을 고인 채 앉아있다. 하지만 투명 망토라도 걸친 양 얼굴과 몸의 일부가 생략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입술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한 팔과 미끈한 두 다리만으로도 충분히 관능적이다. 이탈리아 현대조각을 대표하는 노벨로 피노티(76)의 2002년작 '내버려두세요'다.

이탈리아 국민작가 피노티의 작품과 만날 수 있는 '노벨로 피노티-본 조르노(Buon giorno)'전이 오는 5월 17일까지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이탈리아의 정취를 흠뻑 느꼈으면 좋겠다"며 그가 한국에 가져온 작품은 모두 38점.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와 엄마를 보고 영감을 받아 제작한 '환생'을 비롯해 자신의 아들 제노의 꿈을 소재로 한 '제노의 긴 밤들', 거꾸로 솟아 불편해 보이는 인간의 몸을 표현한 '체르노빌 이후', 12m가 넘는 대형 조각 '해부학적 걸음' 등 대작이 다수 포함됐다.

피노티는 젊은 시절 회화를 전공했지만 그의 재능을 알아본 주변의 권유로 조각으로 방향을 바꿨다. 주로 대리석과 청동을 이용해 추상과 구상의 양면성을 지닌 작품을 만들어온 그는 탄생과 죽음, 고통, 가족 등 인생을 이루는 시간과 요소를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주고 때론 환생을 주제로 삼기도 했다.

지난 2013년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피노티와 함께 2인전을 연 조각가 김영원은 "피노티는 이탈리아 3대 조각가 중 한 사람으로 정통적인 조각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02)395-0100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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