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섬소년' 떠나보내며 비탄에 빠진 日 열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에무라군 영결식 줄지어 조문… 영정 앞엔 농구공·유니폼도 놓여

우에무라 료타(上村遼太·13)군의 영결식이 지난 3일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에서 거행됐다. 우에무라군은 지난달 20일 가와사키 하천 부지에서 목덜미와 팔 등에 자상(刺傷)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조선일보 2월 25일자 A16면〉. 일본 경찰은 17~18세 청소년 3명을 살해 용의자로 지난달 27일 체포했다.

영결식에는 가족·친구·이웃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조문객들은 손가락으로 'V' 자를 그리며 미소 짓는 소년 영정 앞에서 명복을 빌었다. 농구를 좋아했던 그를 위해 농구공과 농구 유니폼을 갖고 온 조문객도 있었다. 동급생들은 친구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와 선물을 남겼다. 그 모습에 어머니는 통곡했다. 할아버지는 "우에무라가 많이 사랑받았음을 알았다"며 눈물을 삼켰다. 시신이 발견된 하천 부지에도 추모객들이 놓고 간 헌화가 수북이 쌓였다. 일본 열도 전체가 슬픔에 잠겼다.

우에무라군 가족은 2년 전 시마네(島根)현 니시노섬(西ノ島)에서 외가가 있는 가와사키시로 이사했다. 5형제의 장남인 그는 부모 대신 동생들을 돌보고, 지역 농구단에서 활약하며 지구대회 우승으로 이끄는 등 리더십을 발휘한 소년이었다. 가족이 섬을 떠나던 날에는 친구들과 교직원들이 항구까지 나와 배웅했다. 섬 주민들은 언론에 "순박하고 똑똑했던 아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쿄=양지혜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