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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알뜰폰사업자들, '주말개통' 강력 반대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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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사업자들이 휴대폰 주말개통을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인건비 상승 등 재정부담이 클 뿐만아니라 이동통신사로 번호이동이 집증돼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다. 더욱이 정책결정 과정에서 알뜰폰만 철저히 배제됐다며 주말개통 철회를 요구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뜰폰사업자 대다수가 휴대폰 주말개통을 반대하고 있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 관계자는 “이통사 자회사와 대형마트를 제외하면 전 알뜰폰 업체가 주말개통을 반대하고 있다”면서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가 큰 알뜰폰을 고사시키는 주말개통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큰 반대 이유는 번호이동 급증이다. 주말개통이 시작되면 이통사 간 경쟁이 가열되면서 반드시 보조금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것.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열악한 알뜰폰에서 이통사로 가입자가 이동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강조한다.

한 알뜰폰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감시편의를 위해 주말개통을 재개했다지만 그렇다면 2011년에는 왜 주말에 대란이 일어났는가”라고 반문했다. 정부가 아무리 시장 감시를 강화해도 주말개통 이후 시장이 과열될 것이라는 의미다.

재정상황 악화도 우려됐다. 고객센터와 IT운영, 영업, 유지보수 비용으로 연간 적게는 100억원에서 최고 300억원의 추가비용 발생이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알뜰폰 전체 적자금액 900억원을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업계 입장이다.

이처럼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인데도 정부가 아무런 사전협의 없이 갑작스레 정책을 발표한 것에 알뜰폰업체는 반발하고 있다. “배신감을 느낀다”는 격앙된 표현까지 나왔다.

알뜰통신사업자협회 관계자는 “이통사와는 적어도 한 달 전부터 협의를 하면서도 가계통신비 인하효과가 크다는 알뜰폰과는 한 번도 의견교환을 하지 않았다”면서 “알뜰폰을 진정한 이동통신 파트너로 여긴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져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외에도 중소 판매점이 비용상승을 이유로 주말개통을 반대하고 있어 당분간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이동통신 업계 의견을 종합 수렴해 휴대폰 주말 개통을 재개한 것”이라며 “주말에 휴대폰을 개통하려는 수요를 소화해 소비자 편의성을 강화하고 불법 개통 행위를 억제해 시장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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