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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3부자가 육군 병사로 같은 부대에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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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 아버지가 군 복무했던 대대에서, 아버지와 형에 이어 동생까지 ‘포병’으로 복무하고 있다. 그동안 아버지가 근무했던 부대에 아들이 입대한 경우는 많이 있지만, ‘육군병장’ 출신으로 아버지는 물론 형이 근무했던 ‘같은 대대’에서 3부자가 대를 이어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육군 11사단 백룡대대의 진형석 이병(21세·사진)의 부친 진용삼씨(55세)는 백룡대대에서 1981년부터 1983년까지 32개월을 근무했다. 진 이병의 하나뿐인 형인 진재훈씨(26세)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2개월을 근무하고 병장으로 만기전역했다.

경향신문

진형석 이병


진 이병은 군 입대를 앞두고 평소 가족과 자신의 뜻에 따라 ’직계가족 복무 지원제도‘를 통해 아버지와 형이 근무했던 11사단 백룡대대에 지원했다. 2006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직계가족 복무 지원제도는 전산추첨을 통해 해마다 1000여 명을 선발하며 월평균 경쟁률이 7~8:1에 이른다.

진 이병이 지원과 동시에 바로 입대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4년 1월부터 계속 ‘직계가족 복무 지원병’으로 지원하였으나 병무청 전산추첨 과정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거의 매월마다 지원하여 무려 일곱 번 도전 끝에 마침내 직계가족 복무 지원병으로 선발되었다.

지난해 9월 선발된 진 이병은 11월 11일, 11사단 신병교육대로 입대하였고, 5주간의 신병교육 과정을 마치고 12월 19일 아버지와 형의 뒤를 이어 백룡대대에 배치되었다. 3부자가 대를 이어 같은 대대에 복무하는 가족의 희망이 이뤄진 것이다.

아버지는 2중대 출신이나 형과 진 이병은 본부중대로 중대까지 동일하다. 현재 본부중대 행정보급관인 조은준 원사는 형인 진재훈 예비역 병장의 행정보급관이기도 하다.

진 이병은 이제 겨우 대대 근무 2개월째에 불과하지만 대대와 지역이 이미 친숙하다. 형이 군복무하던 시절, 면회를 위해 대대를 자주 방문했고, 부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아버지와 함께 여름휴가철이면 부대 인근 명소를 찾곤 했기 때문이다.

군에서 분대장 경험을 통해 리더십을 배웠다는 아버지 진용삼 씨는 모범적인 생활로 군 복무 시절 간부들에게 부사관 지원을 권유 받기도 했다. 또 당시 2,700~4,500원에 불과하던 병사 봉급을 모두 저축하고 입대 전·후 모은 돈을 통해 전역기념 선물로 어머니에게 이십만 원짜리 장롱을 선물할 만큼 충과 효를 겸비한 장한 청년이었다. 2011년 11월 11일 처음 결성된 11사단 출신 전우들의 자랑인 ‘화랑 동지회’의 열혈 회원이기도 하다.

진용삼 씨는 “두 아들은 물론 앞으로 손자도 11사단 백룡대대에서 복무해 부대와 가족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꼭 이어나가도록 하고 싶다”며 부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나타냈다. 진형석 이병도 “아버지와 형이 복무한 부대를 이제는 내가 이어 지킨다는 자부심을 갖고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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