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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눈 튀어 나올까봐 안경은 안돼?…"시력만 더 나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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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기 우리 아이 건강법]

3월초 전국 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이 진행된다. 부모 품을 떠난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 지, 건강에 문제는 없는 지 걱정이 많아지는 시기다.

비염이나 축농증 등 질환이 있거나 시력이 나쁜 아이들은 제대로 집중하지 못해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의 건강상태를 미리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야 한다.

◇초등 1년 4명 중 1명 시력이상…적극적인 교정 필요=최근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학생 4명 중 1명(25.9%)이 '시력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키는 스무 살이 될 때까지 크는 경우가 있지만 시력 기능은 대부분 만 7~9세 사이에 완성된다. 사람은 태어난 직후 물체를 어렴풋이 감지할 정도의 시력을 갖게 되지만 돌이 되면 0.1, 2세에는 0.3 정도의 시력이 된다.

성장하면서 조금씩 시력이 좋아지다 만 5세가 되면 1.0 정도가 된다. 이후 시력이 완성되는데 취학 전 아이에게 눈 질환이 있으면 약시가 될 위험이 높다.

약시는 눈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지만 정상적인 교정시력이 나오지 않는다. 겉으로는 모르기 때문에 안과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안구가 성장하면서 발생하는 축성근시도 아이들에게 잘 발생한다. 축성근시가 생기면 먼 곳의 사물이 흐릿하게 보인다. 안구가 성장하는 유아기에 시작돼 안구성장이 멈추는 14~16세에 진행이 멈추는데 성장이 빠른 사춘기에는 근시 진행속도도 빨라진다.

신재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는 "아이의 눈 건강을 위해 생후 6개월, 3세, 입학 전 3번에 걸쳐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며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면 6개월 간격으로 정기 검사를 받아 적정도수로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안경을 쓰면 눈이 튀어나온다거나 안경을 썼다 벗었다 반복하면 시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자녀의 안경 착용을 망설이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임기환 이대목동병원 안과 교수는 "안경은 물체의 상이 망막에 정확하게 맺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로 시력 저하나 안구 돌출과는 무관하다"며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는 전문의 검진을 받은 후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것질 늘어 충치 위험 높아, 식후 칫솔질 습관 익혀야=아이들은 군것질이 늘어 충치가 생기기 쉽다. 충치를 방치하면 이가 점점 더 썩어 통증이 생긴다.

염증이 치아뿌리인 치근까지 진행되면 주위 뼈가 녹고 잇몸에 고름주머니가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염증이 심한 경우 젖니 아래 영구치의 모양이나 형태가 변형될 수도 있다.

젖니가 많이 썩어 미리 뽑는 경우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없어져 덧니가 생기는 등 부정교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젖니를 뺀 후 공간유지 장치를 끼워야 한다. 공간유지 장치를 하면 나중에 치아교정을 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덜 힘들다.

학령기인 만 6세 전후에는 이갈이도 진행된다. 앞니가 나기 시작하면서 젖니 맨 뒤쪽에 평생 동안 써야할 어금니가 나온다. 어금니는 씹는 면이 울퉁불퉁한 골짜기 모양이라 음식물 찌꺼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어렵다. 충치가 쉽게 생긴다. 어금니 홈을 미리 메우면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

식사 후 규칙적인 칫솔질 습관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오소희 한림대성심병원 교수는 "음식을 먹고 나면 칫솔질은 하루 3번 이상,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3·3·3 법칙) 닦아야 한다"며 "혼자서 올바른 칫솔질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비염·축농증·청력이상 등 아이 건강 상태 살펴야=아이가 코를 자꾸 만지거나 이유 없이 킁킁거리는 경우 비염과 축농증을 의심할 수 있다.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고 학교에 입학하면 수업시간에 집중하기 힘들어져 학업 성취도가 떨어질 수 있다.

평소 입을 벌리고 코를 심하게 골면서 자는 아이는 만성편도나 아데노이드 비대증 가능성이 있다. 아이가 잠을 충분히 자는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 피곤해 하고 집중을 못하게 된다.

심한 경우 자다가 잠깐씩 숨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후군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감기 다음으로 잘 걸리는 질환이 중이염이다. 감기를 앓고 난 뒤에 흔히 생긴다.

청력은 진행성 장애로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정상적인 어린이가 중이염을 앓고 난 후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아이가 갑자기 TV 소리를 높이거나 여러 번 불렀지만 반응이 없으면 전문의를 찾아 청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천식이나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있는 아이는 새로 받은 교과서 때문에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책 제작과정에 표백제와 접착제, 잉크 등에서 나오는 페놀과 포름알데히드, 크실렌 등 유해 화학물질이 이상 증상을 유발한다.

책을 새로 구입한 후 며칠 동안 바람이 잘 드는 곳에 책을 펴두거나 책을 읽을 때 책과 눈과의 거리를 30cm 이상 유지해 냄새를 직접 맡지 않도록 해야 한다.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전유훈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아이라면 담임교사에게 이를 미리 알려야 한다"며 "식품알레르기의 경우 정확한 진단을 받고 피해야 하는 음식 종류를 확인해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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