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기부금 넘치는 美 명문대 "학비 걱정 접어두세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예일대 학생 1인당 기부금 42억원

장학금 지급·학자금 융자 지원

하버드, 부모 연봉 적으면 학비면제

“네, 맞습니다. 우리 대학 학비가 엄청나게 비싸지요. 그렇지만 일단 합격만 하세요. 부족한 학비는 우리 대학이 메워 줄 것입니다.” 하버드대 등 미국 명문 대학을 찾는 대입 수험생에게 대학 측 관계자가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다. 이 말은 기본적으로 사실이다. 아이비리그 대학이나 명문 인문학 중심대학(리버럴 아츠 칼리지)에는 기부금이 넘친다. 이 돈으로 대학 당국이 가정 형편상 등록금을 대기가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얼마든지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서도 안 된다. 대학 당국이 기부금을 펑펑 쓰는 게 아니다. 돈을 갚을 필요가 없는 장학금이 아니라 학비 융자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가능성이 있다.

세계일보

미국의 명문대는 돈으로 말한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기부금으로 말한다. 명문대에는 졸업생이나 성공한 기업인 등이 내는 기부금이 쏟아져 들어온다. 미국의 교육전문지 ‘고등교육 클로니클’ 최신호는 재학생 1인당 기부금 액수를 기준으로 대학 순위를 발표했다. 이는 기부금 총액을 학생 숫자로 나눴을 때 어느 대학에 돈이 많은지를 따진 것이다. 1위는 예일대로 학생 1인당 기부금이 382만9457달러(약 42억1200만원)로 집계됐다. 2위는 하버드대로 378만8847달러, 3위는 프린스턴대로 345만296달러로 나타났다.

미국의 명문 사립대 등록금은 연간 6만달러(약 6700만원) 안팎이다. 어지간한 부모의 연봉보다 학비가 더 많다. 하버드대는 부모의 연봉이 6만5000달러 이하이면 학비를 전액 면제해 준다. 명문 인문학 중심 대학인 윌리엄스대는 부모 연봉이 7만5000달러 미만이면 학비 융자금 대신 장학금으로 부족한 학비를 대준다. 앰허스트대는 아예 학자금 융자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는 곧 부족한 학비는 대학 당국이 장학금으로 지급해 준다는 뜻이다.

MIT 등 일부 대학은 장학금을 주면서도 여름 방학이나 학기 중에 학교 안팎에서 일을 해서 번 돈을 학비에 보태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기 문제는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는 교육적 차원에서 이런 방식을 택하고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