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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항공기 回航사건 이후… 스튜어디스 꿈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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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지망생들 동요… 외국계 항공사나 로펌 비서로 진로 바꿔

"봉급도 적지 않고 사회적 시선도 좋아 스튜어디스가 마냥 멋있게만 보였는데 이젠 지원 안 한다."(24세 김모씨)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항공기 회항' 사건 이후 '하늘 위의 삶'을 꿈꾸던 스튜어디스·스튜어드 지망생들이 술렁이고 있다. 항공기 회항 사건을 통해 승무원들의 생활과 감정 노동 수준이 낱낱이 알려지면서 "환상이 깨졌다"는 것이다. 경기도 소재 4년제 대학을 나온 이모(26)씨는 "스튜어드 준비를 하면서 승객들에게 무시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그게 현실이라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다"고 말했다.

승무원 입사 준비 학원가에선 "지망생들의 동요가 느껴진다"는 말이 나온다. 일부 지망생은 강사에게 대놓고 "(항공기 회항 같은) 그런 일이 실제로 있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특히 문제를 일으킨 대한항공에 대한 지원 열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한 승무원 학원 관계자는 "예전에는 '어딜 가장 가고 싶으냐'고 물으면 대부분 '대한항공'이라고 했는데, 요즘엔 다른 항공사들을 지목한다"고 말했다. 승무원 지망생 김모(25)씨는 "학원에도 대한항공에 지원하고 싶지 않다는 수강생이 여럿"이라며 "차라리 외국에 나가 살면서 외국 항공사에 입사하겠다는 지망생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는 아예 다른 직종으로 눈을 돌렸다. 작년 한 해 승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이모(26)씨는 올 초 대형 로펌에 비서로 취업했다. 이씨는 "평소에 승무원 업무가 고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번에 제대로 실감했다"며 "초봉도 웬만한 대기업과 큰 차이가 없고, 칼퇴근이 보장되는 로펌 비서가 낫다고 봤다"고 말했다. 방송 아나운서와 승무원을 동시에 준비해온 배모(25)씨도 "아나운서 취업 관문이 너무 좁아 승무원 시험도 동시에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회항 사건을 보고 승무원을 포기하고 아나운서에 올인하겠다는 사람이 늘었다"고 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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