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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레저] 기차 타고 굽이굽이.. 역마다 쌓이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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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선장터


【 정선(강원)=조용철 레저전문기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지난 22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행을 시작한 '정선 아리랑열차 A트레인' 열차 내에선 정선아리랑 공연과 함께 아라리 선율이 흘러나왔다.

코레일이 세계적 명품 관광열차를 표방하며 내세운 야심작인 정선 아리랑열차에선 스토리텔링, 음악방송, 기념포토 서비스, 사연 소개, 마술 공연, 퀴즈 게임, 노래자랑, 기다림 엽서 등 다양한 이벤트로 관광열차의 즐거움을 더했다. 개방형 창문과 넓은 전망창을 설치해 모든 좌석에서 정선의 환상적인 자연경관을 느낄 수 있다.

정선 아리랑열차는 중부내륙순환열차(O트레인)와 백두대간협곡열차(V트레인), 남도해양관광열차(S트레인)에 이어 코레일이 선보이는 네번째 관광열차로 우리나라 여객열차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 명칭을 사용한 만큼 열차에 정선의 자연, 춤사위, 소리를 고스란히 실었다.

객차 4량으로 편성된 정선 아리랑열차는 청량리∼제천∼정선∼아우라지(253km)를 하루 1회 왕복 운행한다. 다만 정선 5일장이 열리지 않는 화.수요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오전 8시10분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한 열차는 종착역인 강원도 정선 아우라지역에 오후 12시40분 도착한다. 정선에 도착하면 정선 5일장 코스, 정선 레일바이크 코스 등 당일 또는 1박2일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정선 아리랑열차는 세계적 디자인 기업인 영국의 탠저린사가 열차 디자인을 맡아 차량 외관을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아리랑과 정선의 정서 및 문화에 맞춰 율동감 있게 표현했다.

열차 외관은 아리랑 선율을 표현했으며 기관차와 발전차에는 동강 할미꽃 빛깔을 녹여냈다.

열차 객실은 아리랑의 고장인 정선 사람들의 삶, 자연, 춤사위와 소리를 배경으로 천지인을 상징하는 태극의 삼원색과 조화시켰고 정선을 대표하는 자연물인 능선, 동강, 아우라지 등 천지자연을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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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본 한반도 지형을 닮은 물돌이 마을 정선 아리랑열차 국악 공연


정선레일바이크 코스에 따라 정선 아리랑열차를 타고 아우라지역에 도착하면 아우라지 마을에서 정선 시골밥상을 먹을 수 있다. 아우라지는 구절 쪽의 송천과 삼척군 하장면에서 발원해 흐르고 있는 임계 쪽의 골지천이 합류해 '어우러진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식사를 마친 뒤 '칙칙폭폭! 풍경열차'를 타고 구절리역으로 이동해 구절리역~아우라지역 간 레일바이크를 타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다. 레일바이크 코스는 완만한 내리막 경사로 큰 힘을 들일 필요가 없고 출발지와 도착지에 카페와 식당 등 휴식할 장소가 마련돼 있다.

아우라지역에 도착하면 정선군 문화해설사와 함께 하는 아우라지 뗏목 체험, 출렁다리, 아리랑 전수관, 주례마을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예로부터 정선은 육상 운송로가 좋지 않아 무거운 소나무들을 수로를 통해 운반할 수밖에 없었는데 아우라지나루는 임계 고양산 등에서 벌채된 통나무들의 집결지였다. 큰물이 난 후 아우라지 뗏목에 통나무를 싣고 서울에 도착하면 비싼 값에 통나무를 팔 수 있기 때문에 '떼돈'을 번다는 말이 생겼을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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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레일바이크 강원도 전통가옥 '돌집'


정선 아리랑열차를 타고 정선역에 도착해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정선5일장에선 각종 산나물과 약초, 감자, 황기, 더덕 등의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정선 장날이 아닌 날에는 짜릿하게 정선의 하늘을 걸을 수 있는 U자형 스카이워크를 이용하면 된다. 스카이워크는 동강의 비경과 한반도 지형을 닮은 물돌이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이색 체험 장소로 바닥을 강화유리로 제작해 다리 위에 서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또 동양 최대 규모의 짚와이어를 타면 동강의 비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정선5일장을 구경한 뒤엔 우리민족의 한과 상처를 달래가는 과정을 정선아라리 가락으로 풀어낸 작품인 '메나리' 관람을 통해 정선아리랑의 진수를 만나볼 수 있다. 메나리 공연에서 월녀 역을 맡은 최진실씨는 지난 2012년 KBS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산에서 '정선아리랑'을 불러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정선아리랑에는 남녀간의 사랑과 그리움, 남편에 대한 원망, 시집살이의 서러움, 고부간의 갈등, 일의 고단함과 유희 등 삶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정선아리랑은 '긴 아리랑'과 '엮음 아리랑'으로 구성돼 있다. 긴 아리랑은 가사가 느리고 길게 이어지는 가장 일반적인 정선아리랑 소리다. 긴 아리랑 가사에 다 담지 못하는 삶의 응어리를 사설을 이야기하듯 촘촘하게 엮은 것이 엮음 아리랑이다.

정선 전통가옥촌인 아라리촌도 한번 둘러볼만하다. 조양강을 끼고 3만4000㎡(약 1만평) 부지에 들어선 아라리촌에선 대마 껍질을 벗겨 지붕을 이은 저릅집, 소나무를 쪼갠 널판으로 지붕을 얹은 너와집을 비롯해 굴피집, 돌집, 귀틀집 등 정선 지방 고유의 전통민가를 살펴볼 수 있다. 지난 1922년부터 1945년까지 금을 캤던 천포광산을 개발한 화암동굴에선 석회동굴의 특성을 보여주는 천연 종유동굴과 광부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금광의 흔적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화암동굴 입구까지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하면서 멀리 그림바위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yc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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