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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미국은 '新귀족 국가'…대선후보 자리마저 대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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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지적자본 소유 계층 파이 계속 커져"

(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 지난해 8월 첫 토론회 무대에 오른 미국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중 3명의 부친은 대선 후보로 출마한 경력의 소유자다. 또 이들 예비후보 가운데 누가 대선 후보로 결정되더라도 민주당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여사와 내년 대선에서 겨룰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4일자 최신호에서 미국은 이처럼 대선 후보들도 대물림을 하는 '신(新)귀족 국가'라고 지적했다.

이 주간지는 지위 상속 반대 원칙을 토대로 건설된 미국에서 명문가에 대해 이처럼 관대한 것이 이상하다면서 미국에 왕이나 봉건영주가 존재한 적이 없기 때문에 미국에서 지배 엘리트 계층이 고착화되고 있는 조짐을 별로 우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주간지는 먼저 미국에서 부의 대표적인 대물림 수단은 두뇌와 교육이라고 지적하고 지적자본이 지식경제를 추동하는 사회에서 지적자본을 많이 가진 층은 파이의 더 큰 몫을 갖게 되며 이는 점점 대물림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전 세대에 비해 똑똑하고 성공한 남성들 가운데 더 많은 수가 역시 똑똑하고 성공한 여성들을 배우자로 선택하는데 이러한 선택결혼은 일반적으로 2배의 큰 수입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불평등을 25%나 확대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같은 고위직 부부는 역시 똑똑한 아이들을 출산, 안정적인 가정에서 양육하는데 매년 아기를 출산한 대학 졸업 엄마의 9%만이 미혼상태인 반면 아기를 출산한 고등학교 중퇴 엄마의 61%가 미혼상태인 것과 비교된다.

전문직 부모들은 자녀들을 지속적으로 자극시키는데 이들 자녀가 4살일 때 생활보조비를 받는 가정의 자녀들보다 3천200만개나 많은 말을 듣게 된다.

이같은 부모들은 또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좋은 학군을 갖춘 부유층 지역으로 이사하고 플루트 레슨 등에 돈을 쓰며 아이들이 일류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연줄까지 동원한다.

미국의 엘리트 집단을 만들어낸 대학 역시 다양한 배경의 가정들에서 인재를 선발하려 하고 있지만 수업료가 완전 면제되는 저소득층과 달리 중산층 가정의 자녀들이 대학을 다니거나 특히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학비 조달을 위해 막대한 부채를 져야 하는 실정이다.

이 주간지는 이런 상황에서 지적 능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과거보다 교육이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학 졸업생은 전일제로 근무할 경우 고교 졸업생에 비해 63%를 더 많이 벌며 상류층 학생들의 경우 좋은 대학을 졸업한 뒤 곧바로 좋은 일자리를 얻으면 그 보상은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다.

이 주간지는 이러한 현상이 미국에만 특이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미국의 빈부 격차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큰데다 미국의 교육시스템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부유층 자녀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정부가 가난한 지역보다 부유한 지역의 학교들에 재정을 더 많이 투입하는 3개 국가중 하나이며 많은 미국 대학들은 입학생 선발과정에서 동문자녀를 선호하는 기여입학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주간지는 이같은 문제점 해결을 위한 대책으로 먼저 부유한 부모를 두지는 못했지만 똑똑한 아이들에 대한 지원을 꼽았다.

두뇌가 말랑말랑해 무엇이든 흡수할 수 있는 유아기에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읽어주는 부모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좋은 보육시설은 특히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주간지는 또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출을 주 차원에서 책정, 빈곤층에 더 혜택이 가도록 만들고 미국의 대학들도 학업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할 것을 제안하면서 태생과 성공간의 상관관계를 약화시키면 미국은 더욱 부유해지고 화합도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erber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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