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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삶]40여년간 소나무 7000그루 심은 정해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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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울산=뉴시스】고은희 기자 = 작가 장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주인공처럼 40여 년간 소나무 7000그루를 심어온 울산 북구 주민이 화제다.

주인공은 염포동 정해동(66)씨로 23세이던 1972년부터 지금까지 마을 뒷산에 모두 7000여 그루의 소나무를 심었다.

정씨는 "어릴 적 아버지는 산에서 소나무 땔감을 해오셨고 그 덕분에 가족은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산불이 잦았고 벌목 때문에 민둥산으로 변하는 게 안타까워 소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장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작품 속 주인공이 물 한 방울 보이지 않는 황무지에 매일 정성스럽게 도토리알을 고르고 골라 나무를 심는 것처럼 정씨도 매일 산에 올라 소나무를 심어 민둥산을 숲으로 만들었다.

염포동에서 동축사로 가는 등산로를 따라 처음 심었던 소나무는 높이 8m까지 자라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큰 그늘이 되고 있다. 또 그가 가꾼 나무는 16만㎡의 숲을 이루고 있다.

정씨는 소나무 뿐 아니라 아름다운 등산로 조성을 위해 매년 1인 1나무 갖기 운동에 동참하면서 벚나무와 단풍나무 등 수천본의 나무를 식재했다.

지난 2011년부터는 엄나무와 매실을 재배해 엄나무순과 매실 400㎏을 경로당 10여 곳에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매년 산불예방활동과 염포산 일원 환경정화활동, 김장배추 기부 등의 선행을 실천했다.

이를 지켜본 이웃인 김춘길씨는 "정 씨가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월급을 쪼개 소나무를 구입할 정도로 열정을 쏟았을 뿐 아니라 직접 주민축제도 열며 주민 화합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공로 덕에 그는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4기 국민추천포상 시상식에서 국민포장 표창을 받았다.

정씨는 4년 전 뇌종양 수술을 받아 체력이 떨어졌음에도 아들 재원씨와 함께 매일 산을 오르며 가지치기와 비료주기를 하며 나무를 가꾸고 있다.

gog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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