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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베네수엘라 휘청…돈줄 마른 쿠바 손 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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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 쿠바 국교 정상화 ◆

미국과 쿠바가 반세기 만에 해빙 모드로 접어든 배경엔 국제유가에 따른 베네수엘라 경제 혼란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쿠바는 돈줄이었던 베네수엘라마저 원조가 끊길 기미를 보이자 미국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런 상황이 쿠바가 미국인 앨런 그로스를 석방하는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쿠바는 하루 10만배럴의 원유를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조받는다. 쿠바 전체 소비량 중 3분의 2에 해당한다. 베네수엘라의 연간 쿠바 원조금 규모는 연간 32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쿠바가 냉전 시절 옛 소련으로부터 받은 원조 규모를 능가하는 규모다. 쿠바는 원조를 받는 대신 의사 등 전문인력을 베네수엘라에 지원해왔다.

문제는 현재 베네수엘라가 한 해 수출액의 95%를 원유 수출로 충당하고 있는데, 최근 유가 급락으로 물가는 치솟고 재정적자 규모가 커지는 등 채무 불이행(디폴트) 직전이라는 것이다. 독재자라는 공통점을 가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그동안 반미(反美) 성향을 공유하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크리스토퍼 사바티니 아메리카협회 정책담당 이사는 “쿠바로서도 베네수엘라에만 목매고 있을 순 없었을 것”이라며 “하루 10만배럴이라는 원유 무상 공급도 조만간 끊기고 말 것”이라고 예상했다.

쿠바는 1991년 옛 소련 원조가 중단된 뒤 끔찍한 경제난을 겪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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