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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 10조5천억 한전부지 인근, 건물주들 증여건수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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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은 강남구 삼성동 한전부지와 일대 모습. 현대차그룹은 축구장 12개를 합친 면적(7만9천342㎡)의 한전 본사 터에 통합사옥과 자동차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등을 아우르는 복합 비즈니스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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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전력 본사 부지의 새 주인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선정된 후 2개월이 지난 최근 인근 빌딩 증여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매경닷컴이 중개법인 어반에셋매니지먼트에 의뢰해 한전 주변(삼성동 160번지~170번지) 빌딩 총 78개의 등기부등록을 확인한 결과, 소유현황은 개인이 59개, 법인이 13개, 학교법인 2개, 종친회 2개, 종교재단 1개, 외국인 1개 등으로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점은 지난 2007년 이후 한전주변의 매매건수는 8건에 그친 반면, 증여는 18건이나 발생했다는 점이다. 피증여자 중에는 8살(2007년생)도 포함됐다.

어반에셋매니지먼트 정성진 대표는 “한국전력의 삼성동 부지가 업무 및 문화, 컨벤션 등이 어우러진 강남의 랜드마크로 조성된다는 계획이 발표되자, 향후 몸값 상승을 예상한 주변 빌딩주들이 매각보다는 자녀에게 증여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매매계약 최고가는 영동대로변(삼성동 168-6 외 3필지) 건물이 지난 2012년에 ㈜너브가 조모씨로부터 매입한 3.3㎡당 1억2500만원이다. 이면대로에 위치한 건물(삼성동 160-23번지)의 경우 지난 2011년에 일본인 H씨가 개인 김모씨로부터 사들인 3.3㎡당 9127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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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주변 매매사례 지도.이 일대는 2007년 이후 매매가 총 8건에 그쳤다. [자료: 어반에셋매니지먼트]


하지만 인근 아파트 가격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삼성동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10월 일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삼성동의 경우 이미 아파트 가격이 높고, 개발이 아직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동 아파트 거래량은 132건으로 9월에 비해 80.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가을 이사철 수요와 함께 한전 부지를 현대차그룹이 인수하면서 서울시 동남권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관련 업무시설 설립) 개발 계획이 가시화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거래량이 증가했음에도 주변 아파트 가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 인근 홍실아파트 전용면적(이하 모두 전용면적) 97㎡ 아파트는 지난 9월 9억원에 거래됐고, 10월 들어서는 8억9000만~9억원에 거래됐다. 가격 상승은 없었다.

한편, 한전 부지는 지난 9월 18일 최고가 낙찰 방침에 따라 10조5500억원을 써 낸 현대차그룹을 인수대상자로 선정했다. 한국전력의 삼성동 부지는 축구장 12개 정도의 크기인 총 7만 9342㎡ 규모로, 이곳에는 현대차그룹 통합사옥과 함께 자동차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한류체험공간 등이 조성될 계획이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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