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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에볼라 파견 의료진 신원 공개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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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에볼라 위기대응 긴급구호대'로 시에라리온에 파견될 의사와 간호사들의 신원에 대해 정부가 철저하게 비공개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7일 "긴급구호대로 파견될 민간의료 인력 15명(의사 6명, 간호사 9명) 전원이 본인의 신상이 밝혀지지 않기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일부 언론이 파견 의료진 가운데 한 명의 신상을 공개해 보도를 하자 "파견자의 신상이 공개될 경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출입기자단에 보도 자제 협조 요청문까지 보냈다.

일신의 위험을 무릅쓴 채 아프리카까지 가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임에도 이처럼 정부와 파견자 스스로가 '쉬쉬'하는 이유는 신상이 공개될 경우 발생할 '의도치 않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에볼라에 대한 공포심이 상당한 상황에서 에볼라 발생국에 파견됐다 돌아온 사실이 알려지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들도 기피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할 당시 신종플루를 전담 치료하던 한 대학병원 의사의 신상이 공개되자, 의사 자녀가 다니던 학교 학부모들이 거세게 항의해 자녀가 학교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파견자들의 경우 활동 종료 후 21일간 국내의 안전한 지역에서 격리될 예정이지만 신상이 알려지면 잠복기간 이후에도 이들의 직장이나 가족의 학교, 직장을 중심으로 불필요한 공포감이 조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복지부는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과 소속기관에도 신상이 알려질 경우 피해가 있을 것을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며 "파견자가 임무를 마치고 귀국해서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는 개인의 신상과 관련한 일체의 상황에 대해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복지부는 에볼라 긴급구호대에 소속될 민간 의료인력으로 예비인력을 포함해 의사 8명, 간호사 12명을 선발했으며, 이 가운데 의사 6명, 간호사 9명이 군 의료진 15명과 함께 세 차례로 나뉘어 시에라리온에 파견될 예정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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