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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학교폭력은 줄지만 언어·사이버 괴롭힘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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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올 하반기 실태조사 발표…"같은 학교 동급생에 의한 폭력 비중 증가"

뉴스1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인 '아주 사소한 고백'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들이 엽서에 글을 쓰고 있다. / 뉴스1 © News1 조희연 기자


(서울=뉴스1) 안준영 기자 = 전반적인 학교 폭력 규모는 줄고 있지만 언어나 사이버 괴롭힘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 비중은 여전하다. 이같은 현상이 일선 학교에서 되풀이되고 있지만 시정되지 않고 있다. 또 같은 학교 동급생에 의한 폭력 비중도 증가했다.

27일 교육부가 올 하반기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까지 434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1.2%(4만8000명)였다. 올 상반기 조사때보다 0.2%p 감소했다.

피해 응답률은 2012년 하반기(9월) 8.5%에서 지난해 상반기(3월)에는 2.2%로 급감한뒤 하반기에는 1.9%선까지 낮아지면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학교폭력을 4대악의 하나로 규정하면서 집중 단속에 들어간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생의 감소폭(0.6%p)이 컸으며 여학생(0.9%)보다 남학생(1.4%)의 비율이 높았다.

유형별로는(중복 응답) 언어폭력이 35.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집단 따돌림(16.8%), 폭행(11.8%), 스토킹(10.1%), 사이버 괴롭힘(9.9%), 금품 갈취(7.6%), 강제 심부름(4.4%) 순이었다. 성범죄인 추행도 4.0%나 됐다.

금품갈취․강제심부름 등 쉽게 발각되는 전통적 유형의 폭력 비중은 상반기보다 줄었지만 언어폭력, 폭행, 사이버 괴롭힘의 비중은 늘어난 점이 우려스럽다.

남학생은 폭행·스토킹·금품갈취가, 여학생은 집단따돌림·사이버 괴롭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또 초등학생은 스토킹 비중이, 중학생은 금품갈취·사이버 괴롭힘 비중이 많았다.

전체 학교폭력 중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의 동급생에 의한 폭력 비중이 72.1%로 상반기보다 3.1%p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동급생 간 학교폭력은 통상 학년 초에 발생 비중이 높은데 1학기 피해경험이 이번 조사에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래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이유를 살펴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학교폭력 이유로 ‘장난으로’(31.3%)와 ‘마음에 안 들어서’(21.0%)가 52.3%에 달했다. ‘상대방이 먼저 괴롭혀서’가 17.5%였다. 특히 ‘이유 없음’(10.0%), ‘화풀이·스트레스’(4.5%)라는 묻지마 범행도 15% 가까이 나왔다.

'폭력 전가' 현상도 수치로 확인된다. 학교폭력 가해자 중 피해경험이 있는 학생은 4명 중 1명꼴인 23.3%나 됐다.

가해학생이 학교폭력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서는 '스스로 나쁜 행동임을 알아서'가 44.0%를 차지했다.

하지만 '처분을 받거나 혼나서'(18.5%), '피해학생이 싫어해서'(8.8%), '예방교육을 받아서'(6.8%), '부모님께 혼나서'(3.7%), '피해학생과 멀어져서'(1.8%), '경찰 조사를 받아서'(1.7%) 등 타의에 의해서 폭력 행사를 그만뒀다는 응답이 50%를 넘어 재발 방지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학교폭력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학부모 비중은 43.2%로 1년전보다 6.2%p 감소했다. 학교폭력에 대한 학부모의 우려가 일부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예방대책으로는 '교육을 통한 학생 인성회복'(13.1%), 'CCTV 확대설치'(12.1%), '가해학생에 대한 적절한 조치'(12.0%) 등이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각 시·도교육감 주관으로 연 2회 실시된다.

교육부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여전히 피해비중이 높게 나타난 언어폭력, 집단 따돌림에 대한 대책을 강화하는 한편 안전행정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등 관련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폭력문화 개선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and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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