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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희망이 보인다" 외쳤던 경찰, 용의자 자수로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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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불심검문서 "칩 찾고 있다" 말 듣고도 놓아줘

범행 당시 착용한 옷 증거물도 용의자가 스스로 제출
범행 유력 증거물 입수 못할 경우 진술에만 의존해야

【전주·익산=뉴시스】김성수 기자 = 전주택시기사 피살 사건과 관련, 사건 해결을 두고 이른바 '희망론'만 부르짓던 경찰이 용의자의 자수로 망신살을 치르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택시유기 장소 등을 중심으로 현장 탐문 조사 등 각종 온·오프라인 수사기법을 총동원해 수사를 벌여오며 중간중간 자신감을 보여왔지만, 결국 수사 초기부터 허점 투성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건 발생 보름 뒤인 지난 17일 택시 유기장소 인근에서 "(블랙박스)칩을 찾고 있다"는 말을 건넨 용의자를 불심검문하고도 "특이점이 보이지 않아 신원만 파악하고 보냈다"고 밝힌 경찰의 다소 궁색한 해명이 비난을 사고 있다.

또 경찰은 지난 11일 출소한 지 3개월 가량 된 유력한 용의자 1명을 특정짓고 확인한 결과,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후 수사를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하고 전북 전주시 인후동 일대에 대한 재탐문을 벌여왔지만 주차해 놓았던 용의자 차량 등에 대한 단서는 커녕 사건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다.

수사에 진척이 없을 때마다 전북지역의 강력사건을 책임지고 있는 전북청 박정환 강력계장은 "수사에 어려움은 있지만 희망이 보인다"는 말만 거듭하면서 수사에 자신감을 보여왔다.

그러나 택시기사 피살 사건은 경찰의 손이 아닌 자신이 범인이라며 나타난 30대 남성에 의해 지지부진하던 수사에 '희망'을 찾게 된 셈이 돼 버렸다.

사건발생 23일째인 24일 오전 2시께 용의자 장모(33)씨는 자신의 형제 2명과 함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해 사건이 일단락되는 모양세여서 경찰의 체면이 구겨졌다.

더욱이 자수한 용의자 장씨는 범행 당시 입고 있던 의류 3벌을 증거로 제출까지해 증거 하나 찾지 못하고 있던 경찰의 손을 무안하게까지 만들었다.

장씨가 경찰에 제출한 증거물은 현재 광주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져 긴급감정중에 있지만, 만약 혈흔이 검출되지 않을 경우 경찰은 장씨의 진술과 가족 및 주변 인물의 진술로만 범행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또 한번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ikss80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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