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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여수시 해상케이블카 운행 '밀어붙이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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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대란 우려·행정신뢰 추락·의회 반발 '삼중 악재'

(여수=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전남 여수시가 주차장 설립 약속을 지키지 않은 '여수 해상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관광 활성화'를 이유로 의회 반발 등을 무릅쓰고 해상케이블카 임시사용 승인을 해주기로 하면서 '밀어붙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여수시는 늦어도 다음주 초부터 케이블카 운행을 시작한다는 방침이지만 교통대란 우려·행정 신뢰성 추락·의회 반발 등 '삼중 악재'가 놓여 있어 운행 과정에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여수시는 24일 여수시청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직 착공하지 않은 자산공원 주차장의 건립을 보증하는 '현금담보제공 계약서'를 체결하는 조건으로 케이블카 궤도사업을 준공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이미 완공한 정류장 건축물에 대해 '임시 사용승인'을 허가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전남도의 '준공 전 사용승인'을 얻어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주 초부터 케이블카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주차장 건립 공사비 40억원은 광주은행에 예치돼 있으며, 시의회에 상정된 공유재산 관리계획이 승인되면 바로 착공할 준비가 된 상태다.

여수시는 "사업자인 여수포마㈜가 주차장을 건립해 기부하면 이를 다시 유상 임대해 연 3억5천만원의 세외수입이 들어오게 되며, 매출액의 3%에 해당하는 연간 3억원을 환원하는 '공익기부이행 약정서'를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수시가 케이블카 운행을 시작하게 되면 교통혼잡이 예상되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운행 허가를 해줄 경우 그야말로 교통대란이 불을 보듯 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재 아쿠아리움이 있는 오동도 쪽 자산공원 앞에는 주말이면 수많은 자동차와 버스들이 드나들면서 혼잡구역으로 알려져 있다.

또 외지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하려면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고 들어와 돌산공원 쪽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곳은 출퇴근 시간마다 돌산대교를 앞두고 차량이 줄지어 주차장을 방불할 만큼 막히는 곳이다.

이처럼 평소에서 교통혼잡이 심한 실정을 잘 아는 여수시는 그동안 자산공원 앞에서 현장 시뮬레이션을 한두 차례 한 것 이외에는 뾰족한 교통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동호 건설교통국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케이블카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기 교통 혼란에 대해서는 욕을 먹을 각오가 돼 있다"며 "그나마 지금이 관광 비수기여서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위안을 삼았다.

또 여수시는 그동안 '주차장 건립이 없으면 사용 허가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런데 최근 일부 단체의 '케이블카 운행 촉구' 성명을 계기로 갑작스럽게 임시 사용승인을 밀어붙여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최초 사업 협약 당시에 사업자가 250면의 주차장을 건립하기로 했지만, 공사에 들어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현금 보증'을 내세워 임시 사용승인을 해주는 데 대해 행정의 신뢰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여수시는 이번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의회와 전혀 의사소통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업 추진의 동반자가 돼야 할 의회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주차장 건립 부지인 시유지의 사용을 위해 의회에 올린 '공유재산 관리계획'이 의회 심의를 통과하는 데에도 진통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도 일고 있다.

여수시의회 관광건설위원회 강재헌 위원장은 "이번 사업이 민선 6기 들어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인데 의회와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의회 차원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논의를 거쳐 25일 중으로 의회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사업자인 여수포마 측은 자산공원과 돌산공원을 잇는 해상케이블카 사업에 모두 320억원을 들여 정류장 2곳, 철탑 7개, 삭도 1.5㎞, 캐빈 50개 설치 등의 공사를 지난 7월 마무리했지만, 2012년 2월 사업승인 당시 협약사항인 250면 규모의 주차장을 설치하지 않아 영업허가를 받지 못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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