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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상경, 사람 냄새 나는 사랑스런 배우(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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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배우 김상경을 처음 만난 건 영화 '몽타주' 개봉 당시였다. 이전에는 그와 인터뷰 할 기회가 마땅치 않았기에 만나러 가면서 다양한 질문들을 생각했다. 작품 속 진중하고 조금은 까칠해 보이는 모습에 어려운 사람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슬그머니 솟아올랐다.

그런데 막상 그를 만나니 1분 만에 이런 생각들은 모두 사라졌다. 건장한 체격에 어울리는 호탕한 웃음소리와 재치 있는 입담 그리고 친절한 태도는 초면인 듯 초면 아닌 편안한 느낌을 줬다. 수많은 배우들을 매일 만나는 기자이지만, 김상경과의 인터뷰는 특별히 즐거운 시간으로 뇌리에 깊게 각인됐다.

2014년 겨울, 김상경은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로 극장가 문을 두드리고 있다. 홍부용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엉뚱한 딸이 백수인 아빠를 중고사이트에 올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상경, 문정희, 민아(걸스데이), 채정안, 조재윤, 최다인 등이 가세했다. 다양한 외화들의 공세에 조금 불리한 상황이지만, 영화는 따뜻하고 유쾌한 매력을 뽐내며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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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BS2 주말연속극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김상경. 그는 배우로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카리스마를 잠시 내려놓은 채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난 김상경은 "댓글을 봤더니 '김상경 졸귀'라는 게 있더라. 이 나이에 그런 말을 듣다니.."라며 웃어보였다.('졸귀'는 아주 귀엽다는 뜻을 지닌 은어다.)

하지만 영화 속 백수 아빠 태만과 드라마의 문태주는 실제 김상경과도 많이 닮아있다. 그는 '긍정적 마인드'의 최고봉에 올라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님이랑 첫날 촬영 때 태만이 학교 가는 장면을 찍었어요. 그날 촬영하면서 감독님이 '걱정 안해도 되겠구나' 생각했대요. 재밌는 코드가 많은 영환데 코믹 연기를 저리 무게감 있는 사람이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나봐요. 제가 좀 진지한 작품들을 많이 했잖아요."

영화는 지난해 11월에 촬영이 끝났지만 개봉이 조금 늦어졌다. 김상경은 "처음 도전한 캐릭터라 관객들이 어찌 받아들일지 걱정했는데, 우연치 않게 드라마에서 발랄한 연기를 하면서 연착륙되는 느낌이라 다행"이라고 말했다.

사실 놀라운 건, 감각적이고 본능적으로 연기할 것 같은 그가 알고 보면 치밀한 계산을 통해 연기를 한다는 점이다.

"저는 눈빛 하나도 계산하는 스타일이에요. 고개를 돌리고 위를 보고 이런 것 하나까지 다 계산한 거죠. 그런데 경력이 생길수록 다른 배우들과 맞춰지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본능에 던지려고 해요. 상대 배우랑 뭔가 할 때 나도 모르는 게 떠오르기도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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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김상경은 자신의 배우 인생에 복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500만 관객 넘은 영화가 3개, 칸느 레드카펫도 갔다 왔죠. 그러고 보면 복이 많았던 것 같아요.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는 아무래도 의외성이 많아요. '생활의 발견'에서 예지원씨의 춤이 끝나면 '다 끝난 건가요?'하고 제가 묻는 장면이 있어요. 그것은 제가 넣은 거예요. 의외의 상황에서도 순간적인 판단으로 계산을 하죠."

그는 자신을 '고전주의에 있는 배우'라고 설명했다. 연기에 대한 정석적인 교육을 차근차근 받았고, 그런 FM적 연기론이 김상경이라는 배우가 깔고 있는 기본 바탕이다. 그를 실제로 만나본 이들은 화려한 언변과 재치에 놀란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생각은 별로 없다고 했다.

"배우로서 다른 인물을 창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있지만. 절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예능에서도 출연 제안이 와요. 그런데 이렇게 얘기하며 자연인으로서 소통하고 즐기는 게 좋지, 굳이 방송으로 인간 김상경을 보여주고 싶진 않아요. '런닝맨'을 해보니까 정말 힘들더라고요. 예능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좋은 연기로 보여드릴게요."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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