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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희호 여사 연내 방북 가능성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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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3주기는 피할듯…방북시 김정은 면담 가능성 커

연합뉴스

김성재 원장 입경 후 기자회견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이희호 여사 방북 실무협의를 마치고 돌아온 김성재 김대중 아카데미 원장이 21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이희호 여사의 방북에 대해 이 여사측과 북측간의 21일 실무접촉에서 합의는 이뤄졌지만 언제 방북이 성사될 지는 이날 결론이 나지 않아 배경이 주목된다.

애초 이날 협의에서 시기까지 논의할 계획은 없었다는 것이 이 여사 측의 설명이다.

김 전 장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늘 모든 게 끝난다고 생각을 안 했다"며 "본인(이 여사)이 시기와 관련해 구체적 언질을 주신 적이 없고 오늘 의견을 들어보고 판단하시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여사의 방북 시기와 관련해 양측 사이에 미묘한 견해차가 존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여사 측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3주기인 내달 17일을 전후한 방북은 가급적 피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무렵 방북하게 되면 자칫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측으로서는 정치적 상징성을 띠는 이 여사가 김 위원장의 3주기에 맞춰 평양을 찾아오는 그림을 선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겸하는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이렇게 분위기가 좋게 됐을 때 빨리 오시는 것이 좋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김 전 장관은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가 최근 "방북 시기도 정부가 (방북 승인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정부도 이 여사가 민감한 시기에 방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완곡하게 전한 바 있다.

이렇게 보면 이 여사가 방북하려면 12월 초 이전 또는 12월 하순 이후를 선택할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북측과의 2차 접촉 등 추가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여사가 12월 말 이후로 방북 시기가 잡힐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경우 고령과 날씨 등을 이유로 내년으로 방북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시기의 문제일 뿐 육로를 통한 평양 방문이라는 큰 그림이 그려진 셈이어서 향후 이 여사의 방북이 한반도 정세 전환의 계기로 작용할지도 관심이다.

'윗분'의 뜻을 받들어 나왔다는 원 부위원장은 이날 이 여사 측이 먼저 김정은 면담 희망의 뜻을 밝히자 흔쾌히 백화원초대소를 내주겠다고 했다.

명시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 여사 측은 김정은이 면담에 응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북전단 등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2차 고위급 접촉 합의가 깨쳐 남북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든 가운데 만일 면담이 성사되면 김정은의 대남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 여사는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과거의 대북정책을 상징하시는 분"이라며 "이 여사의 방북을 남북관계 전환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북한이 이 여사의 방북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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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경하는 방북 실무 협의단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이희호 여사 방북 실무협의를 마치고 돌아온 김성재 김대중 아카데미 원장(앞쪽) 등 김대중 평화센터 관계자들이 21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로 입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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