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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조진웅·김성균씨, 형제여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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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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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유진의 칼을갈자] 장진 감독의 작품 속 많은 인물들이 어수룩하고 착하다. 그런 어수룩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코미디가 때로는 싱거워 헛웃음을 짓게 하기도 하고, 그 기발함에 폭소를 터뜨리게도 한다. 악인이 있을지라도 심하게 지독하거나 악랄한 사람이 없다. 그런 장진 감독 표 영화 속 인물들과 전혀 마주칠 것 같지 않은 지점에 서 있는 캐릭터라면 영화 ‘이웃사람’ 속 섬뜩한 살인자나 ‘끝까지 간다’ 속 잔혹한 형사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재밌게도 장진 감독의 신작에서 이 살인자와 형사는 형제로 만났다. 배우 김성균과 조진웅이다.

조진웅과 김성균은 남자들의 영화에 참 잘 어울리는 배우들이다. 남자답고 강인해 보이는 외모, 거기에서 풍겨져 나오는 카리스마가 그렇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이들은 주로 센 역할들을 맡아 활약해왔다. 그런 이들이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와 조금 다른 선택을 한 작품이 ‘우리는 형제입니다’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어린 시절 헤어졌다 30년 만에 극적으로 만난 목사 형과 무속인 동생이 만난 지 30분 만에 어머니를 잃어버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조진웅은 이 작품에서 어린 시절 미국에 입양돼 갔다 목사가 돼 돌아온 형 상연 역을, 김성균은 고아로 자라 무속인의 길을 선택한 동생 하연 역을 맡았다.

조진웅이 맡은 상연은 목사인 만큼 교양이 있어 보이는 인물. 종종 뻔뻔한 영어 연기가 웃음을 주기도 하는 그의 캐릭터는 과거 배우로서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려준 KBS 2TV ‘솔약국집 아들들’로 돌아간 듯 선량하고 여리다. 상연은 눈물도 많다. 불행했던 과거나 몸이 아픈 자신의 아들을 생각하면 금세 눈시울이 붉어진다.

형보다는 조금 거친 인생을 살아 온 하연은 시종일관 툴툴 거리는 ‘투덜이 스머프’다. 실감나는 사투리 연기는 기본이고, 직업이 무속인이라는 점도 색다르다. 투덜거리면서도 은근슬쩍 정도 많은 하연의 캐릭터는 ‘응답하라 1994’ 속 삼천포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일단 두 배우의 콤비 플레이에 극찬을 보내고 있다. 정감이 있으면서도 착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두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를 보는 재미가 크다는 것. 실제로 형제를 연기하는 두 사람은 외모부터 닮지 않은 듯 은근히 닮은 모습과 정반대되는 성격, 직업을 '믿고보는' 연기력으로 표현하며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그리고 영화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영화 곳곳에 숨어있는 장진 감독 식 깨알 코미디와 두 배우의 만남이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일종의 로드 무비다. 장진 감독은 조진웅-김성균이 연기하는 두 인물이 치매 걸린 어머니를 찾아가는 동안 오랜 시간 묵혀 있던 오해를 풀고 형제로서의 우애를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독특한 조연 배우들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에피소드는 장진 감독의 착한 유머가 담겨 있어 웃음을 준다. 뿐만 아니라 선량한 보통 사람을 연기하는 두 배우의 모습은 여느 때보다 편안하고 사랑스럽다.

김성균은 앞서 ‘우리는 형제입니다’ 제작보고회에서 "내가 그동안 얼굴에 피 묻히고 위험한 물건들 다루고 하다 보니 정신이 황폐해지는 걸 느꼈다. 그래서 따뜻한 휴먼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작품 만나서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의 말처럼 이번 영화는 배우들 자신에게도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장진 감독을 만나 착해진 조진웅-김성균을 볼 수 있는 이 영화가 흥행에서도 얼마만큼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사진> '우리는 형제입니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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