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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예루살렘 성지 ‘템플 마운트’ 이-팔 갈등 새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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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이스라엘의 성지 회복 운동을 벌이던 랍비가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조직 대원의 총격을 당한 사건으로 양측의 갈등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이스라엘은 문제가 된 성지를 즉각 폐쇄하고 나섰고, 팔레스타인은 이를 ‘선전 포고’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난동 예방 목적이라며 동예루살렘 올드시티에 있는 유대교ㆍ이슬람 공통 성지 ‘템플 마운트’ 출입을 금지시켰다.

템플 마운트의 전면 폐쇄는 2000년 이후 처음이라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전했다.

이는 전날 극우 성향의 랍비인 예후다 글릭(48)이 템플 마운트를 무슬림의 손에서 해방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연설을 한 뒤 올드시티 인근에서 오토바이를 탄 한 남성의 총격을 받아 흉복부에 중상을 입은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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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템플 마운트의 전경. 금색 돔을 가진 바위의 돔 사원이 눈에 띈다. [자료=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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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의 유력 용의자로 떠오른 팔레스타인인 무타즈 히자지(32)는 이슬람 무장조직 ‘쿠드스 여단’ 소속으로 밝혀졌으며 그날 밤 이스라엘 대테러팀에 의해 사살됐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번 범행을 살인미수로 결론 짓고 템플 마운트 출입구를 봉쇄시켰다.

경찰은 31일부터 일부 구간을 개방한다면서도 테러공격을 우려해 50세 이상 남성과 여성만 출입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팔레스타인과 아랍 이슬람국가 전체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며 강력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빌 아부 루데이나 팔레스타인 대변인은 “뻔뻔한 도전이자 위험이 따르는 행위”라며 “양측의 긴장과 불안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사건이 “테러 행위”라면서 “압바스 수반이 최근 연설을 통해 이슬람사원을 유대인으로부터 지켜달라고 요청한 것이 이 같은 폭력사태를 낳았다”고 응수했다.

템플 마운트는 유대교 최고의 성지로, 신이 이곳의 흙을 이용해 최초의 인간 아담을 창조했다고 여겨지는 곳이다.

이슬람교도들 또한 이곳을 예언자 무함마드가 메카에서 예루살렘으로 날아와 천국을 방문한 ‘기적의 밤’이 이뤄진 신전이라고 보고 이슬람 3대 성지로 꼽고 있다.

템플 마운트 안에 있는 알아크사 사원과 바위의 돔, 템플 마운트를 둘러싼 ‘통곡의 벽’ 등도 유대교와 이슬람의 공통 성지여서, 그동안 이곳의 주권을 놓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끊임없이 충돌해왔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예루살렘을 점령하고 이 성지들을 ‘관리’해오고 있다.

소유권은 이슬람에 있다고 존중하는 의미에서 유대인이 템플 마운트 정상에서 기도할 수 없도록 했으며, 이스라엘 정치ㆍ종교 지도자들의 출입도 금기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유대교 내부에서 성지 회복 목소리가 커지고 유대인의 성지 출입이 잦아지면서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사고 있다.

템플 마운트의 경우 2010년 6000명도 안 됐던 유대인 방문자수가 지난해 85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는 그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최근 팔레스타인인의 알아크사 사원 접근을 제한해 갈등을 빚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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