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무궁화 5개' 특급 호텔 가보니…엉터리 호텔 등급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의 호텔의 등급은 이렇습니다. 특1급, 황금색 무궁화 5개에서부터 시작해서 무궁화 2개, 3급까지 모두 5단계로 분류돼 있습니다. 민간 협회에서 객실과 부대시설, 그리고 서비스를 종합 평가해서 등급을 매깁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등급관리가 엉망이었습니다.

정형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2급 호텔입니다.

겉모습은 모텔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2급을 뜻하는 '무궁화 3개' 등급을 달아 놓고 있습니다.

확인 결과 가짜였습니다.

[호텔 직원 : 간판 좋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것처럼 저희가 (등급표를) 제작해서 그냥 한 거예요. (영업에 도움이 되니까요?) 네, 그런 것 때문에 한 거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8월 전국 954개 호텔의 등급 실태를 조사한 결과 21.4%인 204개 호텔이 등급 평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250개 호텔은 3년의 평가 유효기간을 지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호텔 등급 절반이 엉터리라는 겁니다.

전문가와 함께 서울의 한 특급 호텔을 찾았습니다.

단 1곳뿐인 국제회의장은 연회장으로 둔갑했고, 그마저도 수준이 떨어지는 음향, 영상장비들로 채워졌습니다.

수영장, 헬스클럽, 사우나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특급호텔 직원 : 그런 것을 맞추려고 일부러 면적을 쪼개서 (관리할) 직원들 들어가야지, 뭐 해야지, 뭐 해야지 하다 보면(호텔) 경영이 안돼요.]

[이수범/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 1급 정도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국제회의 시설이라든가 거기에 따른 편의 시설 또는 비즈니스 센터라든가 이런 부분에서는 현격히 떨어지고 있고.]

민간협회에서 호텔 등급 평가를 받으려면 수백만 원 이상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민간 호텔등급 심사기관 : 1급 신청하면 3백만 원의 가입금하고 심사위원 수당이 들어가요. 특2급은 4백, 특1급은 5백 이렇게 돼 있습니다.]

[이상일/새누리당 의원 : 심사 과정이 불투명할 뿐 아니라 국제적인 심사기준도 없습니다.]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자 문체부는 내년부터 호텔 등급을 민간협회가 아닌 한국관광공사에서 평가하도록 변경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이승희)

[정형택 기자 goodi@sbs.co.kr]

[SBS기자들의 생생한 취재현장 뒷이야기 '취재파일']

☞ SBS뉴스 공식 SNS [SBS8News 트위터] [페이스북]

저작권자 SBS & SBS콘텐츠허브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