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폴란드 만두·독일 돼지구이·南美 푸딩… 역대 교황 밥상엔 '고향의 맛'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교황 경호 맡은 스위스 근위대, 요리책 출간

속세와 거리를 두고 세계 가톨릭 수장에 오른 교황들도 '고향의 맛'을 잊을 수는 없었다. 교황과 교황청 안전을 책임지는 스위스 근위대는 22일 전·현직 교황, 교황청 고위 관계자들이 즐겼던 음식과 근위대 식사 메뉴의 조리법을 모아 '부온 아페티토'(buon appetito·이탈리아어로 '많이 드세요'라는 뜻)라는 요리책을 냈다.

책에 따르면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현 프란치스코 교황 모두 고국 음식을 가장 좋아했다. 폴란드 출신 요한 바오로 2세는 폴란드식 만두인 '피에로기'를 즐겼다. 쇠고기·감자·양배추 등으로 만든 만두소를 피에 싸 익혀 먹는 음식이다. 근위대 관계자는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 바티칸에서 총격을 당한 뒤 병상에서 피에로기를 먹었다"며 "고향 음식을 먹으면서 원기를 회복하셨다"고 했다.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독일 바바리아 지방 출신답게 소시지·야채 샐러드와 '슈바인스브라텐'(구운 돼지고기 요리) 같은 음식을 즐겼다. 지난 8월 방한 당시 검소한 식단으로 눈길을 끌었던 현 프란치스코 교황은 달콤한 음식을 좋아한다고 책은 전했다. 그가 최고로 꼽는 음식은 남미에서 인기 많은 디저트인 '둘체 데 레체'다. 당분을 첨가한 우유를 갈색이 날 때까지 졸여 만든 푸딩의 일종이다.

책 서문에서 근위병 출신 저자들은 "2년 전쯤 요리책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작년에 요리사 출신 근위병이 입대하면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지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