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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실리콘 밸리의 새로운 화두: 가상 & 증강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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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이라는 두 개의 거대 기류가 동시에 우리를 덮쳐오고 있다. ‘미래’를 꿈꿔오던 모험가들에겐 흥분되는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오래 기다릴 것도 없다. 내년 즈음이면 얼리어답터들의 집은 이 ‘새로운’ 현실로 채워져 나갈 것이다. 그리고 3년 정도가 지나면, 새로운 흐름은 주류로 완전히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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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빠뜨린 진짜 이야기가 있다.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은, 실질적으로 크게 다를 바 없는 개념들이다. 이것들의 발전은 전통적 개념을 탈피한 완전히 새로운 방향들로 정신 없이 이뤄질 것이다.

무엇이 다른가?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 모두는 컴퓨터를 매개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컴퓨터가 인간 행동 양식을 실시간(혹은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해 그에게 즉각적인 사물, 인물, 텍스트 경험을 전달한다는 것이 이들의 핵심이다. 둘의 차이라면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가상 현실의 환경은 컴퓨터가 생성한 것이다. 이와 달리 증강 현실이 구현되는 환경은, 사용자가 딛고 서 있는 바로 그 공간이다.

가상 현실의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80년대다. 당시의 사람들은 TV 시리즈 스타 트랙 속 홀로덱 등을 보며 가상 현실이라는 개념을 상상했다. 80년대 대중들이 상상하는 가상 현실이란 실제와 구분이 불가능한, 완벽한 ‘대체' 현실이었다.

증강 현실의 개념은 영화 터미네이터를 통해 확산되기 시작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연기한 로봇은 주위의 실제 사물을 보며 그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이 택할 수 있는 행동 옵션을 분석했다.

전자는 현실을 대체하고, 후자는 현실에 주석을 다는 개념으로 정립됐다. 그러나 테크놀로지의 개발로 실현된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의 실제는 과거 우리가 상상해온 것과는 많은 부분에서 달랐다.

실제 생활 속 사례들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 보자.

매직 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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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수가 100 명에 불과한 매직 립(Magic Leap)이라는 무명의 스타트업이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구글로부터 5억 달러라는 막대한 투자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매직 립의 기술에 관해서는 많은 것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것의 데모 버전을 접해본 시장 전문가들은 그들의 결과물에 혀를 내둘렀다는 소문이다.

간단한 설명을 인용하자면 이들의 테크놀로지는 사용자의 바로 앞 물리적 공간에 완벽한 고해상 3D 이미지를 구현하는 것이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기존의 가상 현실이나 증강 현실의 개념으로는 완벽히 설명할 수 없는 방식이다. 그것이 기반하는 환경은 현실을 모방하지 않으며, 또 구현하는 현실은 증강된 대상이 아니다. (그들은 진짜 코끼리를 보여주는 대신 그것에 관해 이야기를 하며, 실제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 코끼리의 환영을 창조한다)

매직 립은 자신들의 테크놀로지를 영화적 현실(Cinematic Reality)이라는 이름으로 정의하고 있다.

프로젝트 탱고

실제 공간에 가상 사물을 배치하고 그것이 주변의 사물들과 상호 작용을 이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간의 모든 벽과 바닥, 천장, 표면에 대한 컴퓨터의 이해가 요구된다.

구글은 실시간으로 물리적 현실의 지도를 구성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결합형 테크놀로지를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이식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른바 ‘프로젝트 탱고(Project Tango)’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탱고는 궁극적으로 특정 공간에 대한 지도가 완성되면, 어플리케이션이 실제 세계를 기반 환경으로 해 시뮬레이션, 게임 등 가상 현실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스크린을 통해 집 안을 비추면 가상의 공이 계단과 소파 위를 튀어 다니고, 냉장고 뒤에서는 레이저 빛이 퍼져 나오는 식이다.

탱고는 현실 세계 환경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가상 현실 환경을 구축함으로서 가상의 사물이 사용자가 실제로 경험하는 물리적 공간과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오큘러스 리프트 + 립 모션

소비자들을 위한 가상 현실 공간을 공략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플랫폼이 있다. 이는 현재 개발자 및 생태계 구축자들에 한해 배포되고 있다.

오큘러스 자체만으론 기존의 가상 현실을 재구성하는 기술일 뿐이지만 여기에 립 모션(Leap Motion)의 기술이 더해지면 새로운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 립 모션은 공중 제스처를 통해 동작하는 상품으로 이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 헤드셋 앞쪽에 립 모션 기기를 부착하고 손 제스처를 구현 함으로서 사용자는 가상 공간 속으로 자신의 손을 이식할 수 있게 된다(물론 마음 먹기에 따라 고릴라의 손이나 로봇 손도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손을 이용해, 사용자는 3D 가상 사물을 제작할 수 있다.

이는 프로젝트 탱고의 아이디어를 역으로 뒤집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세계를 복제한 혼성의 실제-가상 환경을 제작하는 대신, 온전히 제작된 환경에 사용자(의 일부)가 복제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일루미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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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Microsoft Research)는 프로젝터를 이용해 벽이나 천장, 바닥에 게임 화면을 투사하는 방식의 특허 테크놀로지를 연구 중이다.

이 테크놀로지는 향후 X박스 게임들에 적용될 계획이다. 오늘날 모든 게임 진행은 TV 스크린 속에서 이뤄진다. 이와 달리 일루미룸(IllumiRoom)은 방 전체에 정글이나 전쟁터의 이미지를 투사해 더욱 현실적인 게임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역시 가상 현실의 개념에 의문이 제기된다. 재현의 근간이 되는 방은 분명한 현실의 공간이지만, 정글의 이미지는 컴퓨터가 생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가상, 증강 현실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가장, 증강 현실 분야의 가장 큰 변혁은 바로 그것의 일상성 증진이다.

기존의 가상, 증강 현실 기술들은 고도의 복잡성과 비싼 하드웨어 가격으로 접근성이 낮았다. 하지만 올 2 분기를 기점으로 저렴한 비용과 사용 편의성을 내세우며 대중 시장을 공략하는 가상 인터페이스들이 하나 둘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시도가 더 이상 놀랍지 않은 것으로 여겨질 때, 가상 현실은 완전히 현실이 될 것이다.

올 여름 치러진 I/O 컨퍼런스에서 구글은 카드보드(Cardboard)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연했다. 카드보드는 이름 그대로 한 쌍의 마분지 형태였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이를 조립하면 하나의 가상, 증강 현실 고글로 재탄생 한다. 고글에 무료 앱을 다운로드하고 사용자의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휴대폰의 스크린과 모션 센서, 스피커(, 그리고 향후 카메라까지)를 이용한 가상(혹은 가상-증강 결합) 현실이 구현된다.

카드보드는 오픈 소스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구글 이외에도 여러 기업들이 그 키트를 제작하고 있다. 가격은 6.99 달러부터 시작한다.

카드보드의 핵심 구상은 이미 모든 이들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의 훌륭한 스크린과 컴퓨터, 스피커, 센서를 가상, 증강 현실 경험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전면에 스크린이, 후면에 카메라가 달린 스마트폰의 형태 인자는 가상, 증강 현실(혹은 둘의 혼합) 구현에 완벽한 구조다.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소프트웨어 연구뿐이다.

구글을 필두로 다른 업체들 역시 같은 컨셉의 고글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삼성이나 아코스 등의 전자 업체들뿐 아니라 카메라 렌즈 제조사인 칼 자이즈에서도 제품을 선보였다. 각 제조사 별 특징이나 성능, 가격을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모두가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에 주목하고 있다. 머지 않은 시일 내에 이들은 주류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그보다 흥미로운 것은 이 두 개념 사이의 경계선이 흐려지는 과정이다. 이제는 단순한 가상 현실 기술, 증강 현실 기술이 아닌 여러 혼합물과 변형물이 등장해나갈 것이다.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의 본질은 거의 동일하다. 일단 시작은 기술의 확산일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지나면, 더 ‘쿨'한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Mike Elgan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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