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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홍콩 행정장관 "완전 직선제 하면 빈곤층이 득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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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와 첫 대화… 평행선

홍콩 중심가를 점령한 민주화 시위 24일 만에 정부와 시위대 대표가 21일 첫 공식 회담을 가졌다. 어렵게 마주앉은 양측은 입장 차만 확인했을 뿐, 합동 성명도 내지 못했다.

정부 2인자인 캐리람(林鄭月娥) 정무국장과 대학생연합회의 알렉스차우(周永康) 비서장 등 양측이 5명씩 대표로 나섰으며, 홍콩 링난(嶺南)대 레너드정(鄭國漢) 총장이 사회를 맡아 90분간 토론을 벌였다. 회담장인 홍콩의학아카데미 밖엔 경찰 2000여명이 대기했으며, 시민들은 거리 곳곳에 모여 현지 TV 생중계로 이를 지켜봤다.

캐리람 국장은 "학생들의 목소리는 정부가 분명히 듣고 있다. 그러나 주장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몽콕 등의 도로 점거를 먼저 풀 것을 요구했다. 검은 티셔츠에 노란 리본을 단 '시위 복장'으로 참석한 학생들은 "시민들은 홍콩이 가라앉고 있으며, 지금이 싸워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라며 행정장관 완전직선제를 관철하겠다고 버텼다. 회담 후 정부는 "서로 협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만 밝혔고, 학생들은 "정부 측 말이 너무 모호했다"고 불만을 표했다.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뉴욕타임스(NYT) 등 서방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가 지금까지 홍콩 사태에 개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은 행운"이라며 "시위대는 중국 정부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렁 장관은 "행정장관 선거에서 일반 시민의 후보 추천을 허용하면 빈곤층이 선거에서 득세, 그런 유의 정치와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FT는 "홍콩 정부 시스템이 부자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는 시위대의 주장을 입증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베이징=안용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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