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또 김기춘 사퇴설, 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송광용 수석 사퇴 등 잇단 ‘인사 참사’ 책임론… 청와대는 “오보다” 부인

현경대·안병훈 후임 거론… 7인회가 바통터치 지적도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사퇴설이 2일 다시 불거졌다. 김 실장 유임을 고집했던 청와대 기류가 바뀌었으며, 김 실장이 주요법안과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는 정기국회 마무리 시점 즈음 물러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번에도 청와대는 “오보”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사퇴 소문’은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향신문

김 실장 사퇴설은 벌써 3~4차례 되풀이되고 있다.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중도하차,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낙마,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사퇴 등 인사파동 때마다 김 실장 사퇴설이 불거졌다.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 실장이 인사참사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것으로,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적지 않게 제기됐다. 여기에 김 실장 개인 사정까지 겹쳐지면서 김 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지만 대통령이 계속 만류하고 있다는 말도 돌았다.

하지만 청와대는 그럴 때마다 사퇴설을 부인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도 브리핑에서 일부 언론의 ‘김기춘 사퇴’ 보도에 대해 “처음 나는 기사도 아니고, 받아쓰게 되면 오보가 될 것”이라고 강력 반박했다. “그 기사는 전에도 비슷한 논조로 나왔던 적이 있었고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도 했다. 이어 김 실장과의 통화사실을 전하면서 “그냥 듣기만 하셨다. 특별한 이야기는 없으셨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소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미 여권에선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조선일보 부사장을 지낸 안병훈 기파랑 대표 등 후임자 이름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이 박 대통령의 원로자문그룹인 ‘7인회’ 소속이란 점도 눈길을 끄는데, 이들 중 한 사람이 결국 후임 실장이 된다면 막후권력 ‘7인회’가 바통터치를 하며 청와대를 장악하는 꼴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7인회에서 김 실장이 물러나면 다음에 누가 하느냐고 모여서 몇 차례 얘기를 했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일부에선 권영세 주중대사가 후임이 될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청와대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 실장 사퇴설이 계속 불거지고, 후임자까지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현 정국에 대한 김 실장 책임 문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실장이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불통의 ‘상징’으로 꼽히고 있는 데다, 인사 참사가 계속 누적되고 있는 만큼 언젠가는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집권 중반기로 갈수록 당·청관계를 관리해야 할 박 대통령으로선 이 같은 ‘여의도 여론’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건강악화 등으로 입원했던 정홍원 국무총리를 포함한 대규모 당·정·청 개편이 정기국회 이후 이뤄질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용욱·김진우 기자 woody@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