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배경은…]
-시위 촉발은 '반쪽 직선제'
수년간 시위로 직선제 얻었는데 中의 꼼수에 홍콩 시민들 반발
-근본 원인은 中 본토와 경제 갈등
본토인들, 홍콩주택 대거 매입… 명품 '원정구입'에 임대료 급등
홍콩 젊은이들에게 특히 부담
시위의 촉발은 물론 '반쪽' 직선제였다. 지난 8월 31일 중국 전국인민대표자회의(국회 격)가 기존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2017년부터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개정했다. 지금까지 행정장관은 친(親)중국 인사 1200명으로 이뤄진 선거위원회에서 뽑았는데, 이를 주민들이 직접 뽑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홍콩 입법회(의회) 야당 의원들과 시민들이 지난 수년간 시위 등을 벌이며 직선제를 요구해 쟁취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홍콩 금융을 보호하기 위해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중국 정부가 일부 물러선 이유를 분석했다. 그러나 홍콩 시민들은 이내 당국이 내놓은 직선제에 대해 '가짜 직선제'라며 반발했다. 후보추천위원회로 이름이 바뀌는 친중국 성향의 선거위원회가 추천한 후보만 선거에 나설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민주 인사에게는 입후보 기회가 원천 차단됐기 때문이다.
홍콩의 중국 본토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경제 양극화가 심해진 것도 시위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된다. 홍콩에선 반환 이후 부동산·제조업·금융 기업가들이 중국 본토와 결탁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이들은 선거위원회를 장악, 홍콩 행정장관 선출을 좌지우지했다. 반면 일반 시민들은 중국 본토의 자본과 인력이 유입되며 물가·주거 비용이 올라가 어려움을 겪었다.
시위 참여자 대부분이 10대 청소년과 20·30대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주택 가격 상승은 새집을 마련해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특히 부담이 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주택 임대료는 한 달 새 2.6% 상승했다. 지난 8월 홍콩 완탕면 가게 임대료는 석 달 동안 3000홍콩달러가 늘어난 1만5000홍콩달러(약 200만원)를 기록했다. 중국 관광객의 명품 소비를 겨냥해 고급 상점들이 상권을 장악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TV조선 화면 캡처 |
[이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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