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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현대차 노사, 100여일간 ‘협상’으로 잃은 것과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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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윤갑한 현대차 사장(우측), 이경훈 노조위원장(좌측) 사진=연합뉴스 제공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현대차 노사를 대표하는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9일 울산공장에서 마라톤 협상 끝에 늦은 밤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 6월 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22차례의 교섭 끝에 임금협상 잠정합의를 도출한 것이다.

오랜 진통 끝에 잠정합의한 임금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통상임금과 관련이다. 현대차 노사는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 따라 적용, 선진임금체계 도입을 위한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 확대 신설 등으로 합의했다.

노사 양측은 통상임금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되는 복잡한 수당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중장기적인 임금체계 개선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이 밖에도 노사는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물량 확보 및 국내공장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근무형태 변경과 연계한 임금체계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것.

이를 위해 노사가 함께 해외 선진임금제도 벤치마킹에 나서는 등 선진 임금체계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하기로 했다.

◇노사 협상 결렬...되풀이 되는 파업 피해 '누구의 몫'=현대차 노사 양측은 오랜 협상 끝에 잃은 것이 더 많다는 평가다. 임금협상 마찰로 부분파업에 들어가며 막대한 매출 손실과 더불어 관련 업체들의 피해를 입었다.

현대차 노조 울산공장 1조 근무자 1만3000여명은 23일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부분 파업을 벌였고, 이날 오후 3시 30분 출근하는 2조 근무자 1만여명도 오후 10시 10분부터 2시간 부분파업을 이어갔다. 전주와 아산공장, 판매, 정비분야, 남양연구소도 각각 이날 2시간씩 부분파업에 동참했다.

현대차는 “노조의 4시간 부분 파업 기준으로 2100여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400여억원의 매출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번 노조의 부분파업과 지난달 2차례 부분파업으로 약 3만4500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7500여억원의 매출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잔업과 특근 거부로 인한 생산차질 까지 포함하면 이달 중 현대차는 1조원 가량의 손실액을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 노조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귀족노조에 대한 선입견은 더욱 각인 됐으며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이 떨어져 가는 상황에 노조의 주머니 채우기 식의 입장 고수는 현대차는 20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의 연봉은 1억원이 넘는다.

또한 현대차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지난해 기준 연봉은 5970만원선은 일반 셀러리맨은 꿈같은 연봉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노사 문화, 상생의 길 열어=이번 잠정합의안을 통해 현대차 노사는 이번 잠정합의안을 통해 노사 모두의 미래발전 전략에 대해 함께 고민하기로 합의하는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노사는 생산성 향상과 완벽한 품질의 차량 생산이 향후 고품질ㆍ고부가가치 차량 생산으로 이어진다는데 공감하고 향후 국내공장 물량확보 및 직원 고용안정, 나아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노사는 직원들의 사기증진과 근무환경 개선을 통한 ‘생산성’ 및 ‘품질향상’을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하기로 했다. 또한 품질 향상을 위한 분기별 노사공동 세미나 실시, 기존 운영중인 ‘친환경차 노사공동연구위’ 활동을 강화하기로 한 것.

이밖에 내수시장 판매 확대를 위한 노사공동 홍보활동 실시 등에 합의했으며 상기 사항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위해 필요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등 노사공동 노력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의 이번 임금인상안은 △기본급 9만8000원 인상 △성과금 300%, 500만원 △IQS 목표달성 격려금 150% △사업목표달성장려금 37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성과금 규모는 300%, 500만원으로 2013년 350%, 500만원에 비해 축소됐다.

이는 2013년 영업이익(개별 실적 기준)이 전년 대비 13.6% 감소하였고 올해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에 의한 수익성 악화와 내수시장 점유율 감소 등 대내외 어려워진 경영환경에 대해 노사가 깊이 공감하였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집행부가 새롭게 교체될 때마다 매년 최대 성과 요구를 반복하였으나 올해 임금협상은 지난해 경영실적에 연동한 성과금 지급에 합의했다.

즉 영업이익이 많이 나면 근로자들의 기여도를 인정해 성과금을 많이 지급하고, 이익이 줄어들면 하향 조정하는 합리적 성과 배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대차 노사는 “근로자들은 개개인의 삶과 질 그리고 안정된 수입과 일자리를 원하고 있으며 정치적 계파조직의 선명성 경쟁에 피곤해 하고 있다”면서 “근로자 개개인들의 변화는 현장을 바꾸고, 현재의 노사관계 모습을 변화시켜 향후 노사 상생협상문화 새로운 기틀을 만들어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고 목소리를 함께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는 내달 1일 잠정합의안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잠정합의안에 통상임금 확대안과 해고자 복직이 담기지 않고 있어 노조 내 강경파들이 찬반투표 과정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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