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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부동산 경기 좋을 때 팔자…건설 M&A '큰 장'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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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규제완화로 시장 회복 기대감에 매물 쏟아내

쌍용·극동·남광토건 등 5∼6개사 연내 매각 추진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최근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건설사의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건설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大魚)'인 쌍용건설을 비롯해 한 두 차례 매각에 실패한 중소 건설사들까지 줄줄이 재매각을 추진한다.

최근 최경환 부총리의 규제완화 정책과 '돈풀기'로 부동산과 건설경기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법원·채권단 등 매각 주체들이 이번이 건설사 매각의 절호의 기회로 보고 매물을 쏟아내는 것이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중이거나 조만간 매각 공고를 내고 새 주인 찾기에 돌입하는 건설사는 줄잡아 5∼6곳에 이른다.

현재 법정관리중인 쌍용건설은 다음달 초 공식 매각 공고를 내고 인수자 물색에 나선다.

시공능력평가 19위의 쌍용건설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지난해 12월30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올해 7월말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로 인수합병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매각주간사로 우리투자증권[005940]과 예일회계법인을 선정하고 실사를 진행중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법정관리 이후 외형은 축소됐지만 부채규모를 대폭 줄였고 국내외 기존 현장들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인수자가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내달 매각 공고를 거쳐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 2월쯤 매각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국내 주택사업과 해외 고급건축 부문에서 여전히 강점을 보유해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건설사나 투자회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금액은 2천억∼3천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법정관리에서 졸업한 극동건설도 매물로 나온다. 신한은행 등 채권단은 이르면 내달중 매각주간사 선정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시공능력평가 34위의 극동건설은 법정관리중이던 2003년 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매각됐다가 2007년 웅진홀딩스[016880]로 넘어간 뒤 건설경기 침체와 웅진그룹의 유동성 위기 등으로 2012년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바 있다.

극동건설의 매각 대금은 약 700억원 선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매각에 실패했던 동양건설산업은 지난 7월에 먼저 재매각 공고를 내고 현재 인수절차를 진행중이다.

동양건설산업은 지난달 진행한 입찰에서 4곳의 업체와 개인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건설사 2곳이 각각 우선협상대상자와 차순위자로 선정됐었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가 본계약을 앞두고 인수를 포기하면서 현재 차순위자와 인수 협상을 진행중이다. 최종 인수 여부는 금주중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동양건설산업은 아파트 브랜드 '파라곤'으로 알려진 회사로 법정관리가 진행되면서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지난해 49위에서 올해 63위로 떨어졌다. 매각대금은 2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시공능력평가 50위의 남광토건은 지난 6월 매각이 유찰되면서 지난 18일 다시 재매각공고를 냈다.

삼일회계법인이 매각 주간사로 이달 30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뒤 다음달 27일 본입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를 진행중인 건설사 중 유일하게 상장을 유지하고 있어 인수자의 자금 융통이 용이할 것"이라며 "매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법정관리중인 LIG건설도 매각을 추진하고 다음달 1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과 올해 초 두 차례 유찰된데 이어 이번이 세번째 매각이다.

LIG건설은 이번에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법원의 파산 압박이 거셀 것으로 예상돼 인수자 물색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건설회사 매각이 한꺼번에 추진되는 것은 최근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와 경기 활성화 정책으로 건설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법원이나 채권단들이 앞다퉈 건설회사 매각에 나서는 것 같다"며 "실제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나 투자회사들도 늘어나 매각이 성사되는 회사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법정관리 기업의 매각이 장기화되면 경영실적이 더욱 악화되고 파산 압력도 커지게 돼 사실상 인수합병이 유일한 활로나 다름없다"며 "다들 경기가 좋을 때 팔려고 조바심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쌍용건설을 제외하고는 비슷한 규모의 건설사 매물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 체감 경기가 나아지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며 "우발채무 등의 부실을 모두 정리하고 인력과 기술력 등의 손실이 적은 회사가 살아남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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