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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상남자요리] 계란 두 알, 계란찜이 되거나 스크램블 에그가 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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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스포츠투데이 조병무 기자]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요리는?
'계란 후라이'다. 계란 한 알을 톡 깨서 후라이팬에 떨어뜨리기만 하면 요리가 되니 이보다 더 간단한 요리가 있을까. 그게 무슨 요리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가열을 하고 양념을 치는 조리의 과정이 들어있으니 분명 요리다. 쉽고 흔하다 보니 맛있다 맛없다 말조차 생략되는 볼품없는 요리지만 가장 싼 값에 빈속을 채워주는 가난한 자의 음식이다. 오늘도 그 누구는 계란 한 알에 고마워할지 모른다.

계란 두 알이면 양이 많아진 만큼 두 사람이 나눠 먹을 수 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 두 알 톡톡 깨서 그릇에 담고 잠깐 고민의 찰나를 즐겨보자. 한식 계란찜으로 만들까, 양식 스크램블 에그로 만들까. 변덕의 기준은 먹는 이의 입맛도 있겠지만 냉장고 안 부재료의 유무다. 계란찜을 만들려면 새우젓을 준비하고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려면 우유를 준비한다. 새우젓이 없으면 소금으로 간을 해도 되고 우유가 없으면 맹물을 섞어도 되지만 맛, 맛이 문제다. 그렇게 만들면 계란 후라이 하다가 노른자 흰자가 뒤섞여 망쳤을 때의 그 맛 밖에 안 난다.

뚝배기 계란찜

계란과 파, 새우젓을 준비한다. 먹고자 하는 양만큼 계란을 준비하는데 보통 한 뚝배기에 두세 알이 들어간다. 계란은 깼을 때 노른자 빛깔이 선명하고 탄력이 있는 것이 좋다. 투명한 흰자도 탱글탱글하게 뭉쳐있다면 신선하다는 표시다. 오래된 계란은 탁 깨는 순간 노른자가 쉽게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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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란에 물을 넣고 잘 풀어준다.

물은 계란만큼만 넣으면 된다. 너무 많이 넣으면 다 익어도 계란찜 위에 물기가 남고 너무 적으면 퍽퍽한 계란찜이 된다. 새우젓 한 숟가락을 넣고 잘 섞어준다. 취향에 따라 물 대신 청주를 넣기도 하고 게살이나 은행 등 이것저것을 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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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뚝배기에 넣고 끓인다.

뚝배기에 물에 풀어낸 계란을 넣은 후 파를 잘게 잘라 넣는다. 파는 계란의 미묘한 비린내를 없애준다.

계란은 쉽게 익는다. 적당한 불로 끓이고 뚝배기 뚜껑사이로 하얀 김이 펄펄 새어나오면 불을 끈다. 뚝배기는 불을 꺼도 그 열기가 한참 계속되기 때문에 그 때 꺼야 밥상 위에서 알맞게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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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램블 에그

스크램블 에그는 ‘스크램블드(scrambled)’란 말처럼 계란을 뒤죽박죽 휘적휘적 해서 생긴 파편들을 모아 만든다. 그 결과, 모양새는 대충 막 만든 것 같고 뭔지 모르게 싼티를 풍겨 선뜻 돈 주고 사먹어지지 않는다. 정성이 없어 맛도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보자. 먹어보면 부들부들하니 맛있다. 보통 호텔 조식 메뉴로 모닝커피, 우유, 구운 빵과 함께 등장하는 스크램블 에그. 외국 사람들은 참 맛있게 잘 먹는다.

1. 계란에 우유 조금, 소금 아주 조금, 파 조금 썰어 넣고 휘저어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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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파가 안 들어간다. 하지만, 파를 넣으면 향도 좋아지고 더 맛있어진다. 양파를 써도 된다.

2. 후라이팬에 계란을 붓고 젓가락으로 휘적휘적

후라이팬에 풀어낸 계란을 붓고 젓가락으로 휘적휘적 하면 수분이 증발되면서 계란이 몽글몽글 뭉쳐진다. 오래 뒤적거릴 필요 없다. 이것이 스크램블 에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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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에 담고 후추를 살짝 뿌려준다. 왜 늘 후추는 한꺼번에 왕창 나오는지 모르겠다. 톡톡 두드려 뿌려도 어느 한 군데는 꼭 시커멓게 후추 투성이가 된다. 조심하자.

완전식품 계란

계란을 두고 ‘완전식품’이라고 한다. 계란은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껍질 안에 한 마리 병아리가 될 수 있을 만큼의 완벽한 영양성분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영양학 강은주 박사의 칼럼에서 계란의 영양성분에 대한 이야기를 따왔다. 요리하는데 영양성분까지 죄다 알 필요는 없지만 조그만 계란 하나에 참 다양한 성분들이 들어있는 것이 신기해서 아래에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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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은 우리 몸에 어떻게 좋을까?

계란은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필수비타민, 무기물 등이 고루 함유되어 있다. 그 중 단백질은 100g 당 11.2g으로 우유가 3.3g인 것에 비하면 3.4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한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하여 100에 가까운 단백가를 보인다.

노른자의 단백질에는 류신, 아르기닌, 라이신 등의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햇빛을 쬐어야 합성된다는 비타민D는 100g기준으로 하루필요량의 36%가 들어있다. 계란의 지방성분은 대부분 노른자에 포함되어 있으며, 체내에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는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다. 불포화 지방산은 올레산(47%), 리놀산(16%), 팔미톨레산(5%) 순으로 많으며 이는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노른자에는 인지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인지질은 뇌, 신경조직, 세포막 구조의 핵심물질이며 그 중 레시틴이 70~80%를 차지한다. 레시틴은 유화작용이 뛰어나 혈액순환 개선과 혈중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계란의 콜레스테롤이 심혈관계 질환에 악영향을 준다는 일반화의 오류를 어느 정도 바로잡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또한 레시틴은 체내 항산화 작용에 도움을 주어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고 있어 기능성화장품에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노른자의 노란색을 띄게 하는 루테인과 제아잔틴 색소는 동물성식품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계란에 함유되어 있다. 루테인은 고도근시, 눈부심 개선, 노인성 시각질환예방 등의 작용으로 망막을 건강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눈 건강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에 많이 사용되는 성분이다.

계란의 흰자에는 단백질, vitB2, 셀레늄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흰자 단백질 중 라이소자임은 용균작용으로 세균의 침입을 저해하는 역할을 하여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성분으로 최근에는 이런 항박테리아 물질을 분리하고 이용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리보플라빈으로 알려진 vitB2는 구강염, 결막염, 지루성피부염 등의 치료에 좋은 영향을 준다. 이것이 부족하면 탈모, 백내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계란은 흰자 100g 당 vitB2가 하루필요량의 26%가 들어있다.

흰자 100g당 하루필요량의 29%가 포함된 셀레늄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이 있어 해독 및 면역기능에 도움을 주고 자외선과 방사선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계란의 셀레늄은 섭취 시 인체 내 흡수율이 높아 신생아 및 성장기 어린이의 성장과 발달에 좋은 영향을 준다.

또한 계란은 당류가 적게 포함되어 있어 충치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충치를 일으키는 뮤탄스균은 당류를 먹이로 하기 때문에 치아가 약한 어린이나 노인은 계란 음식 섭취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양치하기 어려운 장거리 여행이라면 삶은 계란을 싸들고 가는 것도 생활의 지혜다.


조병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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