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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정몽구 회장의 '통 큰' 승부수…4대 숙원사업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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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상위 5위 진입, 현대건설 인수, 고로제철소 준공

통합 사옥 건립은 뚝섬 사옥 무산으로 난항…한전 부지 인수로 성공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통 큰' 승부수가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18일 한전부지를 10조5천500억원에 낙찰받자 경쟁자였던 삼성그룹마저 놀라는 분위기다.

최종 입찰가격은 현대차그룹 제2의 도약을 상징하고, 100년 앞을 내다본 글로벌 컨트롤타워를 만들겠다는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 현대차[005380]의 설명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한전부지 인수로 정 회장의 4대 숙원이 모두 해결됐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4대 숙원이란 글로벌 상위 5위 진입, 현대건설[000720] 인수로 현대가(家) 적통 계승, 고로제철소 준공 그리고 통합사옥 건립을 말한다.

현대차그룹은 외환위기 이후 기아차[000270]를 인수해 사업을 키우면서 2010년에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5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2010년에는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도 손에 넣었다.

당시 현대차그룹과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이 맞붙은 현대건설 인수전은 반전을 거듭했고, 결국 현대차그룹의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다.

처음에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금액을 5조5천100억원을 써내면서 5조1천억원을 제시한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냈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제시한 인수금액 중 1조2천억원의 자금출처가 문제가 되면서 결국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에 넘어갔다.

고로제철소 건설은 고 정주영 회장 시절부터 현대가의 숙원사업이었다. 고로가 없었던 현대제철[004020]은 철광석보다 비싼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만을 가동해 생산성과 성장 잠재력에 한계가 있던 터였다.

정몽구 회장도 자동차 사업을 세계적 규모로 확장하려면 고급 자동차용 강판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 결국 정 회장은 2010년 4월 충남 당진에 일관제철소를 준공함으로써 오랜 꿈을 이루게 된다.

통합사옥 건립은 정 회장의 마지막 숙원이다. 글로벌 5위 업체라는 위상에 걸맞은 번듯한 사옥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생각이다.

그러나 부지 확보부터가 쉽지 않았다. 2006년부터 뚝섬에 110층짜리 신사옥 건립을 추진했지만 층수 규제로 무산됐고, 이번에 한전부지로 눈을 돌렸다.

정 회장이 입찰금액을 10조원 넘게 제시한 것은 한전부지를 놓칠 경우 서울 시내에서 그만한 땅을 더 찾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한전부지에 30여개 계열사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글로벌비즈니스타워와 자동차 테마파크 등을 건설할 예정이다.

한전 부지를 결국 손에 넣음으로써 마지막 숙원까지 해결했지만 정 회장의 이번 베팅에 대해선 '과감한 승부수' 혹은 '무리수'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인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준 입찰가"라면서 "그러나 좋은 물건을 제값에 주고 사는 것도 경영능력의 하나"라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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