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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담뱃값 인상, OECD 최저라서"…전기요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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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세 비중 OECD 평균보다 높아…"조세평등 저해 우려"]

머니투데이

정부가 담배값 인상안을 발표한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KT&G 코스모스타워에 마련된 흡연실에서 흡연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정부는 담배값을 평균 2,000원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금연종합대책'을 이날 발표했다. 2014.9.11/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리나라 담뱃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싸다. 우리 남성 흡연율이 42%로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청소년 흡연률은 OECD 평균 성인흡연율과 비슷한 상황이다"

17일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OECD에서 가장 담뱃값이 싼 국가일 뿐만 아니라 여러 기준에서 우려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OECD 기준보다 낮은 전기요금 수준과 50%가 넘는 간접세 비율은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는 담뱃값 인상의 목적은 세수가 아닌 국민건강증진차원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OECD 기준을 근거로 들고 있다.

전세계 34개 나라가 가입한 OECD는 선진국의 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996년 12월 OECD에 가입한 한국은 당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며 가입을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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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가입 이후 OECD 기준은 정부의 정책 추진 근거로 빈번히 활용되고 있다. '꼼수 증세' 논란이 일고 있는 이번 담뱃값 인상안에 대해서도 정부는 OECD 기준을 들며 국민건강을 위한 조치라는 논리를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국민들의 거부감은 상당하다. 필요할 때만 OECD 기준을 운운한다는 비판이다. OECD 통계를 보면 고쳐야할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2년 OECD 국가의 가정용 전기요금 평균 가격은 ㎿h당 169.9달러였다. 한국 가정용 전기요금은 93.1달러로 전체 평균의 54.8% 정도다. 276.8달러인 일본의 3분의1, 338.8달러인 독일의 4분의1 수준이다.

2012년 한국의 GDP 대비 전력소비량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OECD 국가 평균 대비 1.8배에 달했다. GDP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담뱃값 인상의 속내가 증세에 있었다면,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정부로서는 같은 논리로 전기요금 인상도 검토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신뢰도 있는 OECD 기준이라는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OECD 통계를 살펴봐도 한국의 위치는 순위표의 가장 윗부분 아니면 가장 아래쪽이다.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163시간으로 멕시코에 이어 OECD 2위다. 남녀 간 임금격차는 14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낙태율도 1위, 자살률도 1위다. 가계부채 비율은 최상위권에 속한다. 반면 출산율은 꼴찌, 국민 1인당 독서량도 꼴찌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스트레스를 대변하는 지수들로 볼 수 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OECD 통계는 간접세 비중이다. 한국의 간접세는 전체 세수의 53%를 차지한다. OECD 평균 39%에 비해 14%포인트 높다. 간접세 인상은 물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간접세 비율이 높을 경우 세금을 통한 소득 재분배의 역할도 미미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갑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세금제도가 조세부담능력이 낮은 계층이 더 많은 세부담을 지게 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경계했다.

김평화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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