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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아시아 최빈국 동티모르에 그림으로 희망·용기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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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화가 임의진 목사, 수도 딜리서 ‘평화·자유·자존’ 주제 전시회

“희망과 용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시인이자 화가인 임의진 목사(사진)가 아시아 최빈국 동티모르에서 그림 전시회를 갖는다. 동티모르산 커피콩으로 공정무역 커피 사업을 하는 YMCA ‘피스커피(Peace Coffee)’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한국인이 동티모르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은 임 목사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임 목사는 1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일부터 한 달간 열리는 전시회에서 모인 수익금 전액은 동티모르 아이들을 위해 기부할 것”이라며 “그림 전시뿐만 아니라 노래 등 공연을 펼쳐 가난과 분쟁 등으로 지친 현지인들에게 위로와 웃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동티모르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방문 때 만난 해맑은 아이들을 잊을 수 없다고 임 목사는 말했다. “상류층 1%를 제외한 동티모르인들은 문화를 향유할 여유가 없습니다. 전시회 문화 자체가 없다고 봐야 하죠. 그래서 전시회 제안에 선뜻 응했고, 특히 아이들을 위해 며칠 밤을 새우면서 그림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전시회에 내걸릴 그림은 동티모르의 상징인 악어 등 동물들을 재미있게 의인화한 것들이다. 임 목사는 현지 야외 학교와 공부방 등을 찾아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쳐주고 함께 놀아줄 계획도 잡아놨다.

전시회 주제가 뭐냐는 질문에 임 목사는 “평화, 자유, 자존”이라고 답했다. “동티모르는 문맹률과 유아사망률이 높고 지금도 야간 통행이 쉽지 않은, 정치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는 나라입니다. 이 나라 국민들이 희망을 품고 더디지만 조금씩 발전하게끔 도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자선’이라는 시각만 갖고 접근해서는 안돼요.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본 토양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전시회가 열리는 곳은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 위치한 ‘피스커피 딜리 본점’이다. 외국인이 아닌 동티모르인을 위한 첫 번째 커피숍이다. 임 목사는 “상주하고 있는 유엔군이나 외국인들에 비해 문화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이곳 사람들에게는 값싸고 유익한 문화시설”이라고 평했다. 그는 또 “해발 1500m가 넘는 로뚜뚜 산지에서 나오는 커피콩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농장이 아닌 원시 자연림에서 자란 순수 아라비카종”이라며 “향이 깊고 아주 맛있는 커피”라고 치켜세웠다. 현지 농민들에게 정당한 수익이 돌아가게 하는 공정무역에도 관심을 기울여달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착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그들의 함박웃음을 떠올려 보지 않겠습니까.”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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