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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유럽행 난민선 고의충돌에 500여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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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이주기구, “난민선 알선업자가 선박 고의충돌 일으켜”…500여명 사망, 9명 생존]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가기 위해 지중해를 건너던 난민선에 밀입국 알선업자가 고의로 선박 충돌사고를 일으켜 500여명이 숨지는 침몰 사고가 있었다고 국제이주기구(IOM)가 15일(현지시간) 밝혔다.

BBC등 외신이 크리스티안 베르티옴 IOM 대변인을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10일 몰타 앞바다에서 알선업자들이 배에 탄 난민들과 말다툼을 벌인 뒤 다른 선박으로 난민선을 들이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난민선 승객들에게 알선업자들이 "더 작은 선박으로 옮겨 타라"는 지시를 한 것이 사건 발단이 됐다고 베르티옴 대변인은 구조된 팔레스타인 출신 2명의 증언을 토대로 설명했다. 그러나 난민들은 옮겨 타야할 배가 너무 작아 위험하다고 여겨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이후 알선업자들이 다른 선박을 난민선에 충돌시켰다고 베르티옴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사고로 난민선이 침몰해 500여명의 난민 가운데 9명만 생존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난민선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수단, 이집트 등지에서 유럽행을 기도했던 이들이다. 사망자 중 이집트 10대 소년은 부친의 심장병 치료비를 벌기 위해 난민선에 몸을 실었으나 유럽땅을 밟지 못하고 익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IOM 대변인인 레오나드 도일은 "생존자들의 진술이 맞다면 지난 수년 간 있었던 난민선 사고 중 최악의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당국은 이번 난민선 침몰을 형사사건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구체적 사고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IOM은 유럽행 난민을 실은 또다른 배가 최근 리비아 앞바다에서 침몰, 승선자 250여명이 대부분 사망함으로써 1주일 간 난민 700여명이 지중해에서 수장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들어 바다를 건너다 숨진 난민 수는 2900명을 웃돌게 됐다.

김지훈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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