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누가 거짓말을 하나...푸틴 "마음 먹으면 2주 안에 키에프 접수" 발언 놓고 러시아와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진위공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내가 마음만 먹으면 2주 안에 키예프를 장악할 수 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게 했다는 말을 두고 진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바호주의 발언이 공개된 이후 러시아 정부가 “바호주 발언이 왜곡됐다”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경향신문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논란의 발단은 바호주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푸틴의 이 같은 발언을 공개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를 인용해 지난 1일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바호주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한 자신과의 통화 도중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라 레푸블리카는 이 발언이 EU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로 러시아를 자극하지 말라는 푸틴의 협박성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바호주의 발언이 논란이 되는 것은 공개된 시점은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4~5일 영국 카디프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신속대응군을 창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의 이러한 발언이 사실이라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에 대한 서방의 대응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논란이 일자 EU 러시아 측은 2일 바호주 위원장의 발언이 왜곡됐으며, 푸틴과 바호주의 대화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치조프 EU 러시아 대표는 바호주 위원장이 반대하지 않으면 이틀 안에 전화 통화 내용 전체를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투데이(RT) 방송이 전했다. 푸틴 보좌관인 유리 우샤코프는 푸틴이 이 말을 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바호주의 “인용문은 통화 내용에 없으며, 완전히 다른 의미”라며 “부정확하고 외교적 관례를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푸틴이) 그런 말을 했더라도 심각한 정치적 셈법을 할 가치가 없다”고 덧붙였다.

< 조찬제 선임기자 helpcho65@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