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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반도 겨울 한파 원인,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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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겨울 한파는 유독 지독했다. 1월 전국의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11.1도로 평년(영하 5.3도)보다 5.8도 낮았고 이는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가장 낮은 기온으로 기록됐다. 이 기간 전국 평균 기온도 영하 5.8도로 평년(영하 0.7도)보다 5.1도 낮았다.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진이 한반도에 불고 있는 한파의 원인을 찾아냈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극지기후연구변화연구부장과 서울대, 포스텍, 미국 알라스카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북극 해빙의 감소가 상공의 거대 소용돌이 강도를 약화시키면서 겨울철 한반도로 차가운 공기가 밀려내려와 잦은 한파와 폭설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2일자에 게재됐다.

북극과 남극 상공에는 해발 2만m까지 거대한 공기의 소용돌이가 존재하고 있다. 차가운 공기는 회전하려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빙하가 녹으면서 이 소용돌이에 이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또한 여름철 높아진 기온으로 많은 빙하가 녹으면서 바닷물의 양이 증가했는데 겨울철 공기 기온보다 높은 바닷물에서 열이 발생하게 된다. 연구에 참여한 김백민 극지연 극지기후연구변화연구부 선임연구원은 "마치 목욕탕의 열탕에서 김이 발생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이렇게 발생한 열이 대기로 향하면서 균형이 깨지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소용돌이의 힘이 약해지면서 안에 갇혀 있었던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동아시아 방향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중 부장은 "이것이 최근 동아시아 지역에 잦은 한파와 폭설이 나타나고 있는 이유"라며 "지구 온난화에 따른 북극 온난화 증폭의 영향이 북극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중위도 지역에까지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향후 연구진은 노르웨이 극지연구소와 협력으로 해빙 감소로 인한 노르웨이 인근 해역 관측 연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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