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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외계인이 만들었나…효율성ㆍ주행감 다 잡은 독일 4사 트랜스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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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연비가 차를 구입할때 가장 중요한 선택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일등 공신으로 디젤 엔진을 꼽고 있다. 하지만 엔진을 도와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높은 연료 효율성 달성을 돕는 것이 바로 변속기다. 여기에 변속 충격이 적고 반응성까지 빨라질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디젤 엔진과 더불어 자동차 기술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변속기 기술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독일 4사다. 이들은 지난 수십년간 자체 기술을 통해 개발한 변속기를 차량에 적용함으로써 탁월한 수준의 연비는 물론 주행 재미까지 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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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9단 자동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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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 향한 질주’…고단 변속기 개발 경쟁 = 독일차의 자동변속기 기술은 오랜 기술 개발 역사를 바탕으로 형성됐다. 지난 1930년대 초반 메르세데스 벤츠는 자동변속기의 효시인 반자동, 흡기식 연결 시스템을 개발했고 지난 1960년 세계 최초의 자동변속기를 개발, 1961년부터 자동 4단 변속기를 차량에 장착하기 시작했다.

독일차 업체들은 최근 고단 자동변속기 개발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 고단 자동변속기가 좋은 이유는 연료 효율성도 개선되기 때문이다. 속도가 같을 경우 단수가 높으면 회전수가 낮은 상태에서 주행할 수 있어, 한 단 높일 때마다 연비는 3~8% 개선된다. 예컨대 같은 높이의 층을 오를 때 계단이 4개라면 보폭을 넓게 잡아야 하고 힘도 많이 들지만, 계단이 8개라면 보폭을 줄여 쉽게 오를 수 있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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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8단 자동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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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는 지난 2003년 세계 최초의 전자식 제어 7단 자동 변속기(7G-TRONIC)를 장착했다. 덕분에 C200과 C220 블루텍의 연비는 각각 이전 모델 대비 9%, 12% 향상됐다. 특히 벤츠는 지난해 출시한 E350 블루텍 모델에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 세계 최초로 9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이 변속기는 토크 컨버터의 하우징은 경량 알루미늄, 오일팬은 경량 마그네슘 알로이로 제작돼 기어가 기존 대비 2개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무게는 더 가벼워졌다. 또 후륜은 물론 사륜구동,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모두 적용 가능토록 적용 범위도 더 넓어졌다.

BMW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에 기존 6단 변속기 대신 새롭게 개발된 8단 자동 변속기를 적용하고 있다. 기존 6단 변속기보다 약 6%의 연비 개선 효과를 보이는 이 변속기는 추가된 기어 덕분에 엔진 회전수가 떨어져 엔진 소음이 줄어들었다. BMW 8단 자동변속기는 단계별로 순차 변속이 이뤄지는 ‘스텝트로닉’과 외부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엔진과 변속을 제어하는 ‘어댑티브 변속 시스템’이 적용되는 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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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8단 딥트로닉 자동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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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역시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에 오일을 공급하는 고효율 펌프와 마찰 손실을 줄이기 위해 냉간 시동 후 뜨거워진 냉각수로 오일의 온도를 높이는 시스템을 통해 높은 수준의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했다.

▶편의성ㆍ재미 다 잡은 하이브리드 변속기, DCT = 운전하기는 편하지만 재미가 덜하다는 자동변속기의 고민을 해결해 준 것은 반자동 변속기의 대표 주자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이다.

DCT는 총 2개의 클러치가 각각 홀수ㆍ짝수의 기어만을 담당하며 변속함으로써 하나만 있을 때보다 변속을 빠르게 할 수 있고 변속 충격이 적으며 동력 손실도 줄일 수 있다. 자동변속기처럼 변속이 가능하면서도 수동변속기만의 주행성능을 가능케하는 것이다.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는 모두 7단 DCT를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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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에서 개발한 듀얼클러치변속기인 DSG 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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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BMW는 고성능 모델인 M에 DCT전용 미션 오일을 사용하는 습식 클러치를 적용함으로써 가용 토크를 최대화해 고출력이 가능토록한 ‘M-DCT 7단 변속기’를 적용했다.

폴크스바겐은 자체 DCT인 DSG에 습식 대신 건식 클러치를 사용하며 약 24㎏정도 무게를 절감했다. 또 지난 7월 독일에서 공개한 신형 파사트에는 연료 효율성에서 당대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10단 DCT를 적용함으로써 기술에서 한 단계 앞서나가고 있다.

▶한참 늦은 출발…빠르게 따라잡는 현대ㆍ기아차 = 독일업체의 기술력을 빠르게 추격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대표주자 현대ㆍ기아차의 반격 역시 만만치 않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 1980년대까지 자체 생산 기술 없이 일본산 변속기를 전량 수입해 사용해왔다. 하지만 1989년부터 미쓰비시 변속기를 바탕으로 독자 개발에 돌입했으며, 2년만인 1991년 처음으로 4단 알파 자동변속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2003년 람다 5단 자동변속기를 개발했으며, 지난 2009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6단 람다ㆍ세타 자동 변속기 독자 개발에 성공하며 세계 수준에 도달했다. 또 2010년에는 독일 ZF, 일본 아이신에 이어 세계 세 번째, 완성차 메이커로는 세계 최초로 후륜 8단 람다ㆍ타우 자동 변속기를 개발하며 독일차에 버금가는 기술력을 자랑하게 됐다. 현재 10단 자동변속기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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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 8단 후륜 자동변속기


현대ㆍ기아차는 DCT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자체 기술로 개발한 6단 DCT를 지난해 7월 출시한 벨로스터 DCT에 적용했다. 또 지난해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진 7단 DCT를 적용하기 위해 적절한 차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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